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5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은행권의 사회공헌 활성화 방안과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5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은행권의 사회공헌 활성화 방안과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국내 은행들의 사회공헌 공시 기준이 대거 손질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영리행위, 휴면예금 등은 사회공헌에서 배제하고, 상생금융 등 정성적 부분을 확대 반영해야한다는 뜻을 내놨다.

이와 함께 은행들의 점포폐쇄 자율권도 대거 사라진다. 당국은 점포 폐쇄에 앞서 공동점포·소규모점포·이동점포·창구제휴 등 대체점포를 우선적으로 마련토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민간전문가 등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5차 실무작업반’을 개최해 은행권의 사회공헌 활성화 및 점포폐쇄 내실화를 논의했다.

▶영리행위, 사회공헌 아냐… 공시 투명화 추진 = 이날 참석자들은 은행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두고 영리행위와 관련된 사항은 배제해야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 글로벌 은행처럼 은행 업무와 관련된 사회공헌활동을 늘리기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등 취약계층 지원이나 고령화에 따른 간병인 케어와 같은 헬스케어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공시를 투명하게 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은행들의 사회공헌 지출액은 1조원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세부 분야별로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서민금융 지출(41.4%)과 지역사회·공익 분야(39.9%)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1685억원) 등 5대 시중은행이 전체 은행권의 69%(7812억원)를 차지하고 있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휴면예금, 장애인고용부담금, 영리행위 관련 사항 등 사회공헌을 제대로 측정하지 않거나 사회공헌 취지와 맞지 않는 항목들을 사회공헌에 넣는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차별성 없고 특별한 방향성이 없는 유사한 사회공헌활동이 많은만큼 중장기플랜을 세워서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개별은행 및 은행연합회의 공시가 지나치게 정량적인 수치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금융소비자 교육, 대체점포 운영, 상생금융상품 출시 등 다양한 정성적 항목까지 함께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기적인 사회공헌활동 실적 점검이나 비교 공시 등을 통해 사회공헌을 확산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점포 폐쇄 전 의견수렴하고, 대체점포 우선 마련 = 이날 회의에서는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도 같이 다뤄졌다. 그 일환으로 점포폐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사전영향평가절차가 강화되고, 점포폐쇄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확대되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사전영향평가 및 의견수렴청취 결과 금융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원칙적으로 점포를 유지해야한다. 부득이하게 점포폐쇄를 결정하더라도 금융소비자가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대체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 미국·캐나다·영국·호주 등 해외에서는 지역주민이 요청하는 경우 은행 점포폐쇄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하거나 지역사회와 협의하는 절차 등을 거치고 있다.

아울러 사전영향평가에 참여하는 평가자 중 외부전문가를 기존 1인에서 2인으로 확대하고, 외부전문가 2인 중 1인은 점포폐쇄 지역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끔 지역인사로 선임해야한다. 또한, 사전영향평가항목에서 은행의 수익성 또는 성장가능성과 관련된 항목은 제외하고 금융소비자의 불편 최소화와 관련된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점포폐쇄와 관련된 정보의 범위·내용도 대폭 늘어난다. 그동안에는 점포폐쇄가 결정되면 폐쇄일로부터 3개월 전부터 점포 이용고객에게 문자, 전화, 우편, 이메일 등을 통해 폐쇄일자, 사유 및 대체수단 등 기본정보를 제공했다. 앞으로는 기본정보에 더해 사전영향평가 주요내용, 대체점포 외 추가적으로 이용가능한 대체수단, 점포폐쇄 이후에도 문의할 수 있는 담당자 연락처 등을 추가로 제공해야한다.

또한, 연 1회 실시하고 있는 점포폐쇄 관련 경영공시를 연 4회(분기별 1회)로 확대하고, 신설 또는 폐쇄되는 점포수 뿐만 아니라 폐쇄일자, 폐쇄사유 및 대체수단을 추가로 제공해야한다. 점포폐쇄 정보를 금융소비자가 은행별로 비교할 수 있도록 점포 신설·폐쇄현황 비교정보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토록 할 방침이다.

또 은행은 소비자보호 전담부서를 통해 점포폐쇄 이후 금융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을 사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만일 소비자 피해가 지속된다면 대체점포를 재지정하거나, 대체수단을 추가로 마련토록 했다. 은행 자체적으로 폐쇄되는 점포 고객을 대상으로 향후 발생할 불편 및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직접적인 지원방안을 제공해야한다.

이번 ‘내실화 방안’을 통해 마련된 개선방안은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 개정을 통해 5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5월 1일 이전에 점포폐쇄가 결정되거나 점포가 폐쇄되는 경우에도 일부 사항을 제외하고 해당 ‘내실화 방안’을 적용받게 된다. 금융위는 경영공시와 관련된 제도개선사항은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해 오는 2분기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점포폐쇄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으로 점포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층에게는 점포폐쇄가 곧 금융소외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에 마련한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이 향후 금융현장에서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은행권에서 적극 협조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19일 진행되는 제6차 실무작업반에서는 은행권 성과보수체계와 관련된 클로백(Claw-back), 세이온페이(Say-on-pay) 제도 등에 대해 논의해나갈 예정이다.


lu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