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조계종 사태’를 촉발하며 승적이 발탁된 의현스님이 주요 사찰의 방장으로 추대되자 종단 안팎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30여 년이 지난 일로 ‘주홍글씨’를 유지하는 게 부당하다는 의견과 함께 최고 수위의 처분을 받았던 승려가 주요 사찰을 맡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1994년 '조계종 사태' 때 승적을 박탈당한 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현스님)을 주요 사찰인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이하 동화사) 방장으로 29일 추대했다.
종단 관계자에 따르면, 조계종 중앙종회는 이날 개원한 임시회에서 의현스님을 동화사 스님 중 가장 지위가 높은 방장으로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의현스님은 총무원장 시절인 1994년 조계종 사태 때 3선 연임을 시도하다 폭력배 300명을 동원, 폭력행위를 사주하는 등 종단에 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체탈도첩'(멸빈)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015년 호계원에 재심을 신청해 승적이 회복됐다.
지난 1994년 6월 초심 징계결의서에는 승적을 박탈한 이유로 “측근에게 폭력배 수 십명을 동원, 청사를 수호하던 승려들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사실”, “임기 만료 기일이 수 개월에서 30여개월이 남은 사찰 주지의 임명을 재임 또는 측근으로 교체하는 파행적인 종무행정을 자행해 해종행위를 한 사실” 등을 들었다.
당시 의현스님은 초심 호계위원회에 불참했다. 그가 재심신청을 포기해 1994년 6월 29일 자로 징계가 확정됐다는 공고가 같은 해 7월 1일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에 실렸다.
하지만 약 21년 후인 2015년 5월 '당시 징계 의결서를 받지 못했다'며 재심을 신청했고, 재심 결과 '공권정지 3년'으로 징계가 감경됐다. 조계종은 의현스님의 승적이 복원됐다는 입장을 지난 2020년 11월 표명했다.
종단에서는 종단의 명예를 훼손해 최고 수위 징계를 받은 인물이 요직을 얻은 것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교계 시민단체 등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의현스님을 방장으로 인증하는 것은 치욕스러운 역사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논평하고, 스님과 불교 신자 등 약 360명의 이름을 담은 의견서를 종단에 제출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는 조계종 스님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8%가 의현스님을 방장으로 인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3958명에게 문자를 보내는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501명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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