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업체 옛 사명 따와 설립

이후 해당 업체와 양수계약 체결…기술혁신 인증서 재발급 신청

거절 당하자 불복 소송…“신설합병에 해당” 주장

재판부 “변경 전 상호…착오하게 만들 의도로 봄이 상당”

서울행정법원 전경[대법원 제공]
서울행정법원 전경[대법원 제공]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한 기업의 기존 사명을 사용해 설립된 소프트웨어사가 사업양도 계약을 맺은 뒤 기술혁신 인증서를 발급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4부(부장 김정중)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A사가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을 상대로 낸 기술혁신형중소기업 선정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A사는 2020년 1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인 B사와 사업양도 양수계약을 체결했다. B사의 전자 팩스 및 IVR(자동응답시스템) 사업에 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는 내용이다. B사는 2019년 12월 9일 기존 사명(A사)을 변경했고, A사는 B사의 기존 사명을 사용해 2019년 12월 23일 설립됐다. A사는 B사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선정됐던 당시 사명으로 설립된 후, 사업양도 양수계약을 체결해 마치 기존 A사(현 B사)와 혼동될 여지가 있었다.

A사는 2020년 8월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에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확인서를 재발급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A사의 업력이 3년 미만으로 신청 자격에 미달되고, B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업양도 양수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업력 산정의 예외 사유인 ‘신설합병’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사는 B사와 사업양도 양수계약에 따른 권리․의무 승계로 인해 회사의 인적·물적 기반이 자사에 이전됐다며 ‘신설합병’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신설합병은 둘 이상의 회사가 하나가 되기 위해 합병당사 회사가 전부 해산해, 새롭게 하나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양사 간 사업양도 양수계약은)상법상 영업양도에 해당할 뿐 신설합병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영업양도는 일정한 영업목적에 따라 물적·인적 조직의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이전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해당 승계는 기존의 회사 B가 존속한 채로 A사에 사업부분을 양도한 것일 뿐이다”며 “‘신설합병’에 해당한다면, 창립총회, 합병등기 등 ‘합병’임을 전제로 한 절차들이 이루어졌어야 할 것이나, 이러한 절차들이 이뤄진 사실 또한 없다”고 했다.

또 “A사는 B사의 변경 전 상호를 이용해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으로 하여금 마치 A사가 ‘대표자 변경’ 또는 ‘합병’을 함에 따라 확인서 재발급을 요청하는 것으로서 신청의 주체가 이 사건 회사인 것으로 착오하게 만들 의도였거나 적어도 그와 같은 피고의 착오를 유발하는 데에 귀책사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