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서 SK스퀘어 비전 토크 진행

“투자회사, 다운사이드서 기회 생겨”

챗GPT 열풍, 고용량 D램 수요 기대

11번가 등도 외부 투자자 물색 중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쉴더스 지분 매각소식과 함께 향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스퀘어 제공]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쉴더스 지분 매각소식과 함께 향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스퀘어 제공]

[바르셀로나(스페인)=김현일 기자] “지금이 투자 적기입니다. 투자회사는 다운사이드(경기하방)에서 기회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이번 SK쉴더스 매각으로 확보한 재원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남은 자금으로 추가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최근 투자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있어 투자 전문회사인 SK스퀘어에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11번가 등 SK스퀘어의 다른 자회사들 역시 SK쉴더스처럼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시사했다.

박 부회장은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의 투자회사 EQT 산하 EQT인프라스트럭처에 SK쉴더스 지분 매각을 결정한 직후 지난 달 28일(현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SK스퀘어가 SK텔레콤에서 분할해 출범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투자회사로서 일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만들어 낸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보안 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점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고민과 함께 나름의 투자 철학도 전했다. 앞서 신세기통신과 하이닉스 인수 등 SK텔레콤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한 박 회장은 지난 2021년 11월 SK스퀘어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를 맡아 첫 1년을 이끌었다.

그는 “투자회사 CEO는 처음이었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가 식사 자리에서 ‘투자회사 CEO는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었는데 답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회사는 자기가 아닌 잘 하는 다른 사람을 열심히 하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사람에 대한 안목과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많은 스킬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4월 박정호 당시 SK텔레콤 대표가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구성원에게 인적분할 취지와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지난 2021년 4월 박정호 당시 SK텔레콤 대표가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구성원에게 인적분할 취지와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투자회사로서 지금처럼 경기가 나쁘고 자본시장이 경색된 현 시점이 투자 적기라는 견해도 밝혔다. 박 부회장은 “다운사이드에서 신중한 분별력을 통해 좋은 회사를 제 값을 주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반도체 부문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현재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그는 “반도체를 둘러싼 생태계가 많이 힘들다. 그동안 하락세여서 투자 기회가 매우 적었는데 지금은 (기회가) 많이 생겨나고 있어 SK스퀘어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CEO로서 다운턴(하강국면)을 처음 겪어봤다”면서도 “감산을 하거나 투자를 안 하면 향후 업턴(상승국면)에서 물량 부족으로 제때 물건을 못 팔아 뒤떨어지게 된다”며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아울러 “앞으로 D램이 낸드보다 더 빨리 회복될 것이고, 챗GPT 열풍으로 고용량 D램 수요도 있을 것이다. SK하이닉스 가치도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K스퀘어의 다른 자회사들 역시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 외에도 11번가, 원스토어, 웨이브, T맵모빌리티 등 20개의 포트폴리오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SK쉴더스와 원스토어는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나섰다가 불안정한 시장 상황 때문에 철회했다.

박 부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작년에 IPO를 하려고 했는데 철회하게 돼 마음이 아팠다”며 “11번가도 똑같이 다른 방식의 투자자를 찾는, 같이 일을 할 수 있는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했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