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건협 후원 ‘주택시장 위기 대응방안 국회 토론회’
정원주 회장 “한마음이 돼 연착륙 해법 모색해야”
‘미분양 악몽’ 재현 우려…국토부 “다각도로 분석”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중간에 갑자기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금융지원이 안되다 보니 손을 놓고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체력이 있는 업체들은 다른 자금을 구해 버텨내지만, 그렇지 않은 중소업체 경우 지금까지 번 자금을 전부 차기 사업에 투자한 상황에서 금융지원도 분양도 안 되는 진퇴양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조영훈 대광이엔씨 부회장)
급작스러운 시장 침체로 코너에 몰린 주택업계가 국회와 정부에 신속한 추가 대책을 호소했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시장 위기 대응방안 국회 토론회’에서는 거래 절벽과 미분양 물량 급증에 따른 악순환을 우려하는 업계와 전문가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추가 대책과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를 후원한 대한주택건설협회(주건협)의 정원주 회장은 축사에서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인플레이션, 그에 따른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주택업계가 유난히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며 “경제 활력이 떨어지면서 주택업체들이 호소하는 어려움도 커지는 실정”이라고 운을 뗐다. 정 회장은 “국회와 정부, 합계, 업계가 한마음이 돼 머리를 맞대고 주택시장 연착륙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나간다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주택시장 지원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정부가 발표한 1·3 부동산대책과 그에 따른 후속조치도 함께 논의된다면 냉각된 시장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어려움에 직면한 주택건설업계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건협 부회장인 조영훈 부회장은 토론자로 나서 업계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업계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1년 간 경기 활황에 힘입어 경쟁적으로 개발사업을 펼치다보니 너무 많은 시장참여자가 발생해 공급이 과잉된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업체가) 죽어버리면 향후 2~3년뒤 또 주택 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뼈를 깎는 고통 분담도 필요하나 정부와 금융기관의 지원이 있어야 저희들이 살고 앞으로 주택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업계가) 부실화하면 금융기관 부실화로 이어지고, 국가 경제 전체의 위기를 초래하는 상황”이라며 “정책적 지원이 나오고 있지만 피부로 느끼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업계의 관심사인 ‘환매조건부 매입임대’ 및 ‘임대차법 국회 개정안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업계의 호소는 최근 미분양 물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생한 ‘미분양 악몽’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359가구로 전월(6만8148가구) 대비 10.6% 늘어난 수치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4월 2만7180가구를 저점으로 계속 급증하고있다.
앞서 금융위기 당시에는 지방 비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16만5000가구를 넘는 미분양 물량이 쌓였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사태가 금융권으로 번지며 중견건설사 수십 곳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바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건설 중인 미분양 주택을 공공 매입 가격 수준으로 매입해 준공 이후 건설사에 환매하는 환매조건부 매입임대도 당시 도입됐던 대책 중 하나였다.
박선영 동국대 교수도 2011~2012년 건설사 및 은행 구조조정 사태보다 현 상황을 어둡게 전망했다. 박 교수는 ▷미 금리인상으로 국내 통화정책이 제한되고 ▷정부 재정기조가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환됐고 ▷중국 성장세 둔화로 국내 수출 지표가 악화됐으며 ▷대한민국 평균연령 상승 등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점에서다. 그는 “단기적으로 올해 미분양으로 인한 지방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인공호흡기를 단다고 해서 건강하지 않은 기업이 살아나는 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장은 “(금융위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평수가 작아 실수요자 접근이 가능하나, 미분양 물량이 10만호일 때 받았던 충격을 생각하면 적절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미분양을 임대주택으로 매입해 살리자는 이야기 나오는데, 사적영역으로 임차시장이 이뤄지는데 안정적인 구조를 가져가기 위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측 토론자로 참석한 좌명한 국토부 주택정책팀장은 “과거 금융위기나 IMF 때와 유사하게 미분양 증가 속도가 빨라서 최대한 경각심을 갖고 물량 뿐 아니라 지역별·업체별·아파트 규모별·미분양 입지별·가격대별 등 다각도로 현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매조건부 매입임대 요구와 관련해서는 지난 1월 초 5조원 규모로 신설이 발표된 HUG의 ‘준공 전 미분양’ PF 보증안을 언급하며 “효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분양 물량 매입 요구에 대해서는 “과거 미분양 물량을 정부에서 직매입한 사례들이나 시기 등을 유사하게 보고 있다”며 “어느정도의 프로그램 대해 어떤 방식과 시기, 입지에 매입해야 할지, 언제 매입을 해야 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 주건협 후원으로 개최됐다. 한만희 전 국토교통부 차관이 좌장을,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이 발제를 맡았다.
soho090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