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주도 ‘노란봉투법’ 상임위 통과

與 “거부권 건의” 핵심 갈등 부상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원희룡 국토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권기섭 노동부 차관 등으로부터 건설현장 폭력 현황과 실태를 보고받은 후 해결 대책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원희룡 국토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권기섭 노동부 차관 등으로부터 건설현장 폭력 현황과 실태를 보고받은 후 해결 대책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정국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 일정이 지나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키로 방침을 정했고, 대통령실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제한과 사용자성 강화가 핵심 내용인 법안을 두고, 거대 야당과 윤석열 대통령의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2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은 원칙이 있다. 여야 합의 없이 국민이 관심이 있고 이해 당사자가 있는 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은 재의 요구를 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외에도 양곡관리법과 간호사법 등도 사례로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법안 여러개를 한꺼번에 묶어서 재의 요구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국회에서 한번에 통과 돼서 오지는 않을 것이다. 국회에서 통과돼고, 이후 국무회의에 보고되면 이후에 대통령이 의견을 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에 갈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을 통과 시킬 것인지를 먼저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측 역시 대통령에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노란봉투법이 상임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 “이법이 통과된다면 위헌일 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심대한 폐단을 가져오는 법이기 때문에 거부권 행사를 적극 건의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여당이 공개적으로 ‘노란봉투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면서 정국 냉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날 상임위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의 골자는 크게 두가지다. 노동조합법 2조는 사용자와 직접적인 계약을 맺지 않은 하도급이나 간접고용노동자 등도 교섭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노동조합측에서 요구해온 ‘사용자성 인정 강화’가 핵심이다. 관련법이 실효에 들어갈 경우 하도급 업체도 원청업체와 교섭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된다.

노동조합법 제3조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때 그 대상에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했다. 쉽게 설명하면 회사측이 노조 대표 등에게 수백억대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해 사실상 파업 등 노조 행위를 방해하는 데 일정부분 제약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외에 신원보증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날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일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지게 된다. 그러나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맡고 있고, 이 때문에 민주당 등 야당은 본회의 직회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현행 국회법은 법사위가 특정 법안 심사를 60일 안에 마치지 않을 경우 소관 상임위 표결(재적위원 5분의 3)로 본회의에 직회부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련 절차와 물리적인 시일 등을 고려하면 ‘노란봉투법’은 이르면 오는 5월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공산이 있다. 본회의에 부의된 뒤 30일 숙려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를 우회해 본회의에 바로 넘기는 법안 처리 방식이 적용된 것은 지난해 말 통과된 양곡관리법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10월 법사위에 회부된 양곡관리법은 석달 뒤인 지난 1월 본회의에 직회부 된 바 있다.

본회의 회부 및 통과까지 일정이 남아있어 여야 협상이 추가로 진행될 개연성도 열려있다. 국회 환노위 민주당 간사 김영진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시간이 남아 있다. 한번 지켜보자. 저는 합리적으로 국회법 절차대로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법률안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관련법이 국회 문턱을 다시 넘기는 어렵다. 민주당 등 야당 의석수가 거부된 법률안을 재통과 시킬 의석수(180석)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재의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내다봤다. 홍석희·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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