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하이브-이수만과 카카오-얼라인파트너스-SM 현 경영진 간 대결이다.
SM이 주식회사인 만큼 지분을 많이 확보해야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다. 이성수·탁영준 SM 공동 대표는 이수만 전 총괄이 임명한 ‘이수만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노선을 달리한 만큼 양측의 대립은 불가피해졌다. 현재로서는 하이브가 SM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포함하면 지분 확보 전략에서 카카오보다 더 유리하다. SM 현 경영진과 카카오는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하게 됐다.
SM 인수전을 바라보는 대중의 입장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이 중에는 K-팝 팬이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SM 인수전과는 동떨어져 있어도 SM에서 나온 콘텐츠를 좋아해준 팬들 덕분에 오늘날의 SM이 있다.
양측이 SM 경영권을 놓고 대립 중인 상태에서 나온 ‘적대적 M&A(인수·합병)’라는 말만 해도 그렇다.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은 누가 ‘적대적 M&A’ 시도를 하는 건지 구분하기 어렵다. 양측이 보다 쉽게 설명해 대중을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할 것 같다. SM 이성수·탁영준 공동 대표를 포함해 센터장 이상 상위 직책자 25인은 지난 10일 하이브와 이수만 전 총괄의 연합을 두고 “적대적 M&A”라며 반대성명까지 냈지만 SM 조병규 부사장은 “대주주와 대표이사가 뜻을 달리하는 경우 그 인수·합병이 적대적이냐, 우호적이냐는 대주주를 기준으로 가릴 수밖에 없다”면서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쪽은 하이브가 아니라 카카오”라고 사내에 설명문을 올렸다.
또 하나, 이번 SM 경영권 분쟁에서 좀 더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은 SM 3.0의 실체다. SM 현 경영진은 지난 3일 “SM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시킨다”고 발표했다.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3.0 전략의 실행 촉진을 위한 경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유영진 SM 이사는 “발표는 멀티 프로듀싱이라고 했지만 내용은 멀티 제작 시스템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SM 현 경영진이 올해 3개의 신인 그룹과 한 명의 솔로(버추얼 아티스)를 내놓겠다는 발표는 콘텐츠 제작에 대한 약속이었다. 제작 위주의 아이돌 양산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 SM만의 CT(문화기술)와 메타버스, K-광야, 컬처 유니버스 등 SM 3,0은 이수만 전 총괄 때와 무엇이 달라졌으며 또 멀티 체제에서 어떤 프로듀서가 각각의 레이블을 맡을지는 발표에서 빠져 있다.
현재의 K-팝 산업에 대해 사회학자 폴 로페즈 미국 콜게이트대학 교수는 지난 1월 성공경제포럼 세미나에서 “재주는 K-팝 가수가 부리고 돈은 백인이 번다”는 말로 정리하며 K-팝이 미국 백인사회 속에 제대로 진입하기 어려움을 분석했다. 미주 시장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려면 유튜브에 머물지 말고 세계 3대 레이블 회사(유니버설, 소니, 워너)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SM 3.0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세세한 청사진이 포함돼야 한다. 자칫 K-팝 혁신이 지속되지 못하고 빠질 수도 있는 성공함정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K-팝 팬들에게도 중요한 것은 제작보다는 프로듀싱이다. 팬들의 관심사는 누가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되는 것보다 아티스트가 마음껏 활동할 수 있고 창의적인 콘텐츠가 나올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다. SM 인수전이 단기성 금융자본과 오래된 IP(지식재산권)만 남는 회사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콘텐츠기업은 경영권 싸움을 해도, 이 점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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