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남)=박정규 기자]2020년 정년퇴직한 가천대 행정학과 소진광 명예교수가 현실 세계와 학문 세계의 차이를 다룬 ‘못다 한 강의: 현실 세계와 학문 세계’(한강출판사 펴냄, 280쪽)를 2023년 1월 출간했다. 저자는 한국행정학회 부회장, 한국지방자치학회 회장,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장과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이 책은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상황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뒤 인류사회의 변화과정에서 탄생했다. 통상 대학에서 정년퇴직하는 교수는 마지막 학기 말 학생들에게 고별 강의하는 것이 관례가 되어 왔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종래와 같이 얼굴을 맞댄 고별 강의는 허용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 교수는 준비했던 고별 강의 내용을 6개 강좌로 보완하여 책자로 출간했다.

이 책은 저자의 전공 분야인 지방자치와 지역개발에 국한된 학술서가 아니라 학문을 통해 ‘무지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하는 일반 교양서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책이 종래 대학교수들이 정년을 맞아 퇴직하면서 대표적인 연구실적을 골라 책으로 펴냈던 ‘정년 기념 논문집’과 확연히 다른 이유다. 공부하는 사람이나 학부모가 이 책을 읽는다면 자신만의 학문 여정의 이정표를 찾거나 자녀가 공부에 길드는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소 교수는 ‘고별 강의’를 통해 자신의 학문 여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털어놓을 마음을 먹고 이 강의 내용을 정리했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통상적인 학문 범위를 넘나든다.

이 책은 크게 6개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다. 6개 강의는 전체적으로 저자의 학문 여정을 담고 있다. 즉, 저자는 공부하면서 ‘현실의 당위성과 이론의 한계를 느끼고(제1강)’, ‘두려움을 호기심으로 바꾸며(제2강)’, ‘거꾸로 생각하고 되묻다가(제3강)’, ‘원칙과 예외의 중간에 서서(제4강)’, ‘내 주장도 펼쳤다(제5강).’ 그리고 제6강 ‘못다 한 일’은 필자가 20여 년 넘게 꿈꿔왔던 ‘세계가난재단’ 설립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저자가 공부하면서 깨달은 학문의 구성체계와 한계, 그리고 학문 활동을 통해 느낀 회한을 담고 있다. 현실 세계와 학문 세계의 차이점은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경종으로 남아있다. 소 교수의 원고를 미리 읽은 정치철학자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는 “이 책은 현실과 학문의 만남과 통합을 서술한 지적 교향곡”이라고 평한다.

소 교수는 이 책에서 “공부하는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 온 세상을 마름질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쓰고 있다. 이 책이 “원래 학문은 모르거나 자신과 다른 입장 혹은 견해를 호기심으로 대하면서 출발한다.”라고 쓰고 있는 이유다. 이 책은 지적 호기심이 공부하는 사람과 겸손한 사람들의 특권이라면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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