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수출 애로 타개 회의…정만기 부회장 “법인세 등 세금 부담 완화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올해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정보통신 모두 수출 전망이 좋지 않다. 중국·미국·대만과 경쟁하려면 기술개발(R&D)에 투자해야 하는데 법인세 유효세율이 너무 높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 부문에서 규제 혁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18일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제4차 수출 애로 타개 및 확대를 위한 업종별(반도체·디스플레이·전자정보통신산업) 긴급 대책 회의’ 자리에서다.
정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올해 3~4%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세금 부담 완화’로 기업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과 SK 등 반도체기업의 법인세 유효세율은 각각 25.2%, 28.3%로 법인세 인하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대만 TSMC 10.0%, 미국 인텔 8.5%, 중국 SMIC 3.5% 등 경쟁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은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무협에 따르면 경기 침체 속에서 동북아 국가들은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의 신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대만의 행보가 가장 빠르다. 대만 입법원(국회)은 지난 7일 ‘대만판 반도체법’으로 불리는 ‘산업혁신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반도체, 5세대 이동통신(5G), 전기차 등 첨단산업 기업에 대해 연간 연구개발(R&D) 비용의 세액공제율을 현행 15%에서 25%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은 연내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TSMC 등 대만 반도체 업체는 이에 빠르게 시설 투자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도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세법(K칩스법)에 발맞춰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분야에 대한 R&D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이런 가운데 수출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 하락, 소비자용 IT 수요의 부진으로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올해 반도체 수출이 작년보다 10.5% 감소한 115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수출 업계 관계자는 “K칩스법으로 대기업의 세액공제율은 기존 6%에서 8%로 소폭 올랐지만, 업황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최소 20% 이상의 세액공제율 추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부는 대기업의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상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K칩스법’에 이은 후속 조치다. 정부와 여당은 내달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마련된 ‘긴급 대책회의’에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한국산업연합포럼과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전자정보통신 제조 기업, 산업통상자원부 소관과 담당자 등 15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법인세 외에도 ‘반도체 인력난’과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전망을 논의했다. 무역협회는 회의에서 제기된 내용에 대한 정책 대안을 마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무역협회는 앞서 ▷5일 자동차‧부품‧이차전지 ▷10일 조선‧철강 ▷12일 원전·엔지니어링·플랜트 업계의 수출 현안을 점검했다. 차기 회의는 정유, 석유화학, 섬유, 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19일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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