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발령에 길게는 10년 근무…유대관계가 비리·부패 이어져…인사교류 시스템 구축 절실
지난 10월 말 한 서울시 세무직 팀장급 공무원이 금품을 받다 현장에서 감사관실의 암행 단속에 적발면서 한곳에 오래 근무하면서 쌓여온 유대관계가 비리ㆍ부패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번 감사관실 단속은 이 세무직 공무원이 업계 관계자들을 자주 만나며 금품을 받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후 장기간 미행해 현장을 적발했다.
세무직 공무원의 금품수수는 툭하면 터진다. 돈과 직접적인 세금을 다루다 보니 그만큼 유혹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세무직 공무원들이 순환보직이 안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울시 세무직공무원은 지난 2009년 1월 오세훈 시장시절 대대적으로 순환보직을 실시한 후 현재까지 근 6년간 한곳에서만 일을 해오고 있다.
즉 시청과 25개 구청 전체를 대상으로 2~3년 정도에 한번씩 대대적인 순환 보직을 실시해야 하는데 인사 교류조차 할수 없어 고인물이 돼 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2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민선 6기 인사혁신안으로 외부 전문가를 800명 새로 뽑고 내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전문계열 제도를 도입하는 등 2020년까지 약 5000명을 전문가로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혁신안에는 전문가를 대규모로 양성한다는 이야기를 제외하곤 전문가 집단의 부정부패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은 전혀 없었다.
박시장이 지난 2012년 발표한 인사정책에도 행정직과 기술직의 교류 활성화, 선호부서 연속근무 제한, 기피부서 전보시 혜택 부여 등 다양한 현장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됐으나 세무직의 교류 활성화는 빠져 있었다.
이와관련 장기간 한 부서에 근무해야 하는 하는 세무직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한 서울시 세무직 공무원은 “업무의 특성상 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세금 업무를 하다보니 유혹에 빠지기도 싶다”며 “이미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돼 있는 세무직 공무원들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세무직 공무원들이 한 번 발령을 받으면 길게는 10년 또는 그 이상 한 부서에서 근무해야 한다. 특히 시청ㆍ구청간 인력교류가 막혀 있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순환 근무를 하지 않고 한 곳에서 장기간 근무를 하다보면 지역 기업이나 유력가와 밀착관계가 형성 되지 않겠냐”며 “고인 물은 썪게 마련 아니냐”고 말했다.
구청의 한 세무직 공무원은 “한 곳에서만 근무하다 보니 지역 기업 담당자의 얼굴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됐다”며 “툭하면 보도되는 세무직 공무원의 금품수수가 이렇게 한곳에 오래 근무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직무관련성, 대가성 여부와 상관없이1000원만 받아도 처벌하겠다는 ‘공직사회 혁신대책’을 발표하며 비리척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밀접한 관계가 이미 형성돼 재산세를 줄여 주고 금품을 수수해도 감사관실이 적발해 내기란 쉽지 않다. 또 다른 분야 공무원들이 전문 지식을 요하는 세금 분야 정보에 접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서울시청 본청과 서울시 25개 자치구에는 세무직 공무원들이 약 1800여명 근무하고 있다.
전문직인 이들을 정기적으로 순환해 고인물을 갈아주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서울시 본청과 25개 자치구의 세무직 공무원 교류는 불가능하다. 서울시가 나서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부정부패의 근원을 차단할수 있는 인사교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의승 서울시 행정국장은 “세무직 공무원들의 순환보직은 구청장들이 동의해야 가능하다”며 “서울시 전체 세무직 공무원의 인사교류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