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성장세...대기업 속속 가세

ESG·순환경제 부합 비즈니스 모델

LG화학 배터리재활용 240억 투자

롯데케미칼, 폐플라스틱 사업 속도

국내 기업들의 폐기물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자원순환 경제가 강조되는 가운데 폐기물 산업이 신사업으로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소·영세업체가 주축이 됐던 폐기물 산업 구조가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도 덩달아 빨라지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날 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업체 재영텍과 24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을 맺었다. 오는 2023년 말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리사이클링 합작법인을 설립해 북미 배터리 재활용 사업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캐나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인 라이-사이클에 6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글로벌 선점에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금속 재활용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국내에 첫 상업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지난 7월에는 생활폐기물을 활용해 합성원유를 생산하는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폐기물 시장 포트폴리오를 확대·개발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다. 롯데케미칼 등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을 생산·판매한다는 목표를 가시화하고 있고 현대차그룹과 한화솔루션 등은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 재사용하는 사업 추진을 준비 중이다. SK에코플랜트, IS동서 등 비교적 일찍 폐기물 시장에 진출한 이들도 재활용 기업 인수나 지분 확보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이 연이어 폐기물 재활용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폐기물 산업이 가지는 매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일단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에너지 회수·재이용은 필요한 사업이고 폐기물 발생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SG 경영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도 기업에는 플러스 요인이다.

폐기물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다. 삼정KPMG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시장 규모는 2025년 23조7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된다. 2015년(13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10년새 10조원 이상 커지는 것이다. 국내 폐기물 처리업의 기업가치가 3년 새 280% 증가하는 등 사업 확장 가능성도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대기업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다수의 군소 업체가 각축하던 시장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수집·운반에서 처분,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폐기물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어서다.

글로벌 폐기물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얼라이드마켓리서치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폐기물 처리 시장은 2020년 1조 6120억달러에서 2030년 2조4830억달러로 연평균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폐기물 재활용 산업 관련 투자와 M&A 등은 물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접목한 디지털 전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한편 중소·중견기업과 협력을 도모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도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전략적 기술 투자는 국내 시장 내 경쟁력 강화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제공할 것”이라며 “아직 폐기물 처리업이 발달하지 않은 개도국 시장 개척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