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간선거 캠페인 당시 발언 뒤늦게 확산
美 제재·이란 러시아 협력으로 협상 동력 상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이 사실상 끝났다고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이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교착상태를 거듭하던 핵 협상의 동력마저 사라진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협상이 무산됐음을 인정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미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중간선거 직전 투표 독려를 위해 캘리포니아를 방문했을 당시 한 여성으로부터 ‘JCPOA가 죽었다(dead)고 발표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에 대해 “그것은 끝났지만(it is dead) 우리는 그것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다. 긴 이야기”라고 답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정부는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그들이 당신을 대표하지 않는 것은 안다”고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개인이 촬영한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확산하면서 알려졌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유럽연합(EU)의 중재 속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파기한 2015년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은 이란이 미국에 이란 혁명수비대의 테러 조직 지정을 해제해야 한다는 조건 등을 포기하면서 한때 급진전하는 분위기를 보였으나 막판 세부 논의 과정에 다시 교착됐다.
이후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고 미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탄압한 이란 기관·인사 등을 제재하고, 동시에 이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인기를 공급하는 등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현재 사실상 협상 동력이 사라진 상태다.
다만 미국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차원에서 공식적인 사망 선고를 내리지는 않았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9월 이란을 뺀 모든 당사국이 JCPOA 복귀에 동의했다고 언급한 뒤 “이란이 JCPOA를 서로 준수하는 것으로 신속하게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죽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아직 살아있는 것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대통령과 정부의 공약”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란이 검증 가능하고 영구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 외교라는 것을 믿고 있다”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광범위한 수단이 있으며 테이블에서 어떤 옵션도 제거하지 않았다”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응한 추가 제재 가능성도 시사했다.
balm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