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E 특허 소송 남발 규제, 美기업에만 적용

핵심기술 특허 매입 등 국가 차원 조치 필요

미국 내 NPE 특허 소송은 국내 기업에 더욱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 법인을 대상으로 한 보호 조치가 시행되며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이 오히려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7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티씨 하틀랜드(TC Heartland)’ 판결을 통해 미국 내 특허소송의 관할지를 피고 법인의 설립지로 제한했다. 자신에게 유리한 관할지에서 소송을 제기해온 NPE의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일례로 애플을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려면 애플 소재지인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조치는 삼성전자 등 비(非) 미국 기업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미국 외 기업을 겨냥한 대부분의 NPE 소송은 피고 법인에게 불리한 텍사스 동부·서부지법으로 몰리고 있다.

텍사스 동부·서부지법은 원고인 특허권자의 권리를 중시하는 경향이 높다. 특허소송 전문업체 ‘DOAR 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텍사스 지역 응답자 중 81%가 “책임을 회피할 수만 있다면 대규모 기술 기업이 불법적으로 기술을 모방하거나 훔칠 것”이라고 답했다.

또 84%가 ‘미국 우선주의’에 찬성했고, 82%가 “외국 기술 기업이 미국 법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했다.

한국에 비해 미국은 특허 소송 비용이 높다. 미국 지방법원 특허 소송비는 판결까지 평균 500만~800만달러, ITC소송은 800만~1000만달러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 기업이 승소해도 악의적인 소송임을 입증해야 소송 비용을 보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기업은 특허 무효 청구 또는 특허 협상으로 소송 비용을 줄이려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NPE 소송이 펀드들의 신종 투자처로 부상하며 재판까지 가서 고액의 보상금을 노리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정부가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막대한 소송 비용, 과도한 로열티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우려될 뿐더러,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사회적 비용도 발생한다. 5G·6G, 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 준하는 국내 기업 특허에 대해 정부가 특허 펀드를 조성해 매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사나 포선 전략에 대한 제재 방안을 도입하고 NPE에 대한 규제 법안 마련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미국은 NPE의 소송 남용을 규제하기 위한 행정조치와 법안을 마련 중이다.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무분별한 특허침해 소송으로부터 혁신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행정조치와 의회 입법 권고사항을 공표했다. 이듬해 미국 의회는 소송요건 강화, 패소시 원고 소송비용 부담 등을 골자로 하는 혁신법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NPE에 대한 보고서를 지속 발행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FTC에 따르면 NPE가 보유한 라이선스는 전체의 9% 수준임에도, 이들이 특허소송으로 기록한 라이선스 매출은 32억달러, 한화 3조5400억원에 달했다. 전체의 80%다.

이에 따라 미국에선 NPE가 특허소송을 제기하면 해당 제품에서 핵심적인 특허인지를 판가름하기 전까지 소송을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이 지난해 발의됐다. FTC도 NPE의 소송 남용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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