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개 시민사회단체, 피해자 지원 촉구
“특수본 브리핑, 수동적·불투명한 과정 문제”
“생존·피해자들, 결코 여러분 잘못아냐” 강조
2차 가해 모니터링 및 정보공개페이지 운영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첫 기자회견에서 제기한 요구에 대한 정부의 즉각적인 응답과 함께 진상규명 과정의 피해자 참여 보장을 촉구했다. 또 참사 극복을 위한 사회적 치유 과정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참여연대 등 162개 시민단체들은 2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들 비롯한 참사 피해자들의 알 권리와 치유회복 권리, 참여권을 제대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해 기립 묵념 후 진행됐다.
이들은 현재 이태원 참사 규명 과정에서 피해자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는 유가족들의 6대 요구에 대해 응답해야 한다”면서 “유가족과 피해자의 참여 아래, 참사 전후 재난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공식 브리핑없이 일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백브리핑 형식으로 수사 진행 상황을 알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꼬리자르기 셀프수사’ 비판을 자초해 온 경찰 특수본이 최근 행정안전부 등 이른바 ‘윗선’ 수사를 시작했지만 경찰 인사권을 가진 행안부와 행안부 장관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구심은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박상은 플랫폼C 활동가는 “피해자를 권리주체로 인정하고 책임있는 사과와 사퇴, 실질적 재방방지책 등 과거와 미래에 대한 책임이 동시에 이뤄지는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기관만이 수사하고 수동적으로 그 겨로가를 기다리는 방식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전날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는 유가족 30여명이 참사 이후 처음으로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유가족들은 ▷참사 책임이 정부·지자체·경찰에게 있다는 정부 입장 발표 및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 ▷성역 없는 책임 규명 ▷피해자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 규명 ▷참사 피해자의 소통 보장, 인도적 조치 등 적극적 지원 ▷희생자에 대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조처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정부의 공식 입장 표명 및 구체적 대책 마련 등 6가지를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 유족을 만난 하주희 민변 사무총장은 “참사 다음날 ‘합동분향소가 개별 위패없이 서울광장에 설치된다’는 내용이 유족과의 협의없이 결정된 걸로 안다”면서 “피해자가 진실과 정의를 요구하고 설명 들을 권리가 침해된 비인도적인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참사 생존자와 피해자들이 자책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캐오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원장 사제는 “이태원에 그날 간 분들은 사회와 국가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신뢰를 갖고 있었다”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시스템과 책임자의 무능이기에 결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교계는 오는 25일 오후 5시 이태원광장에서 촛불추모제를 진행하며 애도를 이어나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이번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과정에서 추모·참사의 기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사고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쌓이고 있는 추모 기록들을 자원활동가들이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면서 서울시가 나서서 국가지정기록물 지정 요청 등 추모 기록 유실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유족과 피해자에게 기록에 대한 접근권을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참여연대·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민주언론시민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이태원 참사에 대한 시민 목소리와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이태원 참사 종합홈페이지(http://1029disaster.peoplepower21.org)”를 열었다. 시민으로부터 제공받은 관련 정보들도 공개되며 진상 규명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또 이태원 참사 관련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시민사회단체들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들은 “언론의 주요보도, 특별수사본부 수사경과 등을 정리해하고 2차 가해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언련은 이달 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한달 간 주요 보도와 댓글을 분석해 공개할 예정이다.
hop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