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갤러리 서울, 마가렛 리 개인전

Margaret Lee, B.I.15, 2020, Oil paint, newspaper on linen, 127 x 172.7 x 3.8 cm [사진=리안갤러리]
Margaret Lee, B.I.15, 2020, Oil paint, newspaper on linen, 127 x 172.7 x 3.8 cm [사진=리안갤러리]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가장 바쁜 도시인 뉴욕은 공공부분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요.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그렇죠”

한국계 미국작가인 마가렛 리(42)는 추상작업을 한다. 그가 주로 그리는 이미지는 뉴욕의 풍경이다. 특정한 장소의 모습이 아닌 뉴욕이 주는 감정과 심상을 캔버스에 옮긴다. 검정색과 회색을 주로 사용해 사각형과 직선이 어우러지는데, 가끔 핑크색이 섞인다.

“뉴욕이라는 도시를 생각하면 지하철 플랫폼이 떠올라요. 수십년간 아무도 청소하거나 관리하지 않아 화석처럼 쌓인 시커먼 먼지들 그리고 낡아가는 풍경이요. 잘 살아가는 개인은 미국의 힘이죠. 그러나 그런 개인들이 모인다고 사회가 잘 돌아가는 것은 아니예요. 당연히 타인에 대한 관심도 있어야해요. 철도, 도로 같은 교통이나 학교 같은 교육 등 공공부문이 대표적입니다”

검정과 회색이 도시의 풍경이라면 핑크는 작가의 심상이다. 대상을 비평하는 것이 작가로 사회에 대한 역할을 다 하는것이 아니라는 그는 사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참여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핑크색은 그에겐 애착의 시선이자 자신을 작품 속으로 밀어넣는 행위다. 이미지 상으로는 필립 거스턴(1913-1980)의 핑크가 연상된다.

이전까지 작품은 신문지, 못, 노끈과 같은 재료들 위에 페인팅을 했다면 근작은 어떠한 레이어링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캔버스 천 위에 바로 그린다. 신문의 날짜를 그대로 노출시켜 과거의 시간을 현재로 끌어다 썼다면 이제는 여러번 덧칠하는 레이어가 시간성을 함축한다. 레디메이드 아트에서 벗어나 캔버스 위의 제스처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미니멀한 추상 표현주의로 바뀐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리안갤러리 서울은 “다양한 소재들의 레이어링 작업을 지속해온 작가지만 이번 만큼은 제스쳐가 캔버스 위에 어떻게 실행되는지 보다 깊이있게 이해하기 위해 이같은 작업을 선보였다”며 “순수 페인팅으로 끝까지 밀어붙인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12월 30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엔 무채색의 추상회화 15점이 나왔다.

Margaret Lee, IPB. 03, 2022, Oil on linen, 172.7 x 172.7 x 5.1cm [사진=리안갤러리]
Margaret Lee, IPB. 03, 2022, Oil on linen, 172.7 x 172.7 x 5.1cm [사진=리안갤러리]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