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 1000명당 62.5명
‘베이비버스트’(baby bustㆍ출산율 급락)의 거센 파도가 미국을 덮쳤다. 금융위기 이후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던 출산율은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미국 국가보건통계청(NCHS)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393만2181명으로 집계됐으며 출산율은 가임기(15~44세) 여성 1000명당 62.5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86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의 출산율은 사상 최대 규모의 베이비붐이 불었던 지난 2007년 이후 6년 연속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NCH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007년에 비해 9%, 출산율은 10% 감소했다.
특히 베이비붐을 주도했던 30세 미만 젊은 여성들의 출산율 감소가 두드러졌다. 15~19세 여성의 출산율은 1000명당 26.5명으로 2012년에 비해 무려 10% 주저앉았다. 20~24세와 25~29세 출산율은 각각 3%, 1% 위축됐다.
미국의 출산율 저하는 인종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백인과 흑인 여성의 출산율은 2012년보다 1% 떨어졌으며, 히스패닉 여성은 2% 감소를 기록했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이 같은 ‘베이비버스트’ 현상을 경제력이 부족한 젊은 여성들이 출산을 뒤로 미루고 있어서라고 분석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6년 내내 출산율이 감소일로를 이어온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인구학자인 윌리엄 프레이는 뉴욕타임스(NYT)에 “경기 침체가 시작된 후 출산이든 결혼이든 모두 제동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출산율 저하로 향후 미국 경제가 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출생아 수 감소는 노동력과 소비 감소로 이어져 경기를 위축시킨다. 독일, 스페인 같은 유럽 선진국과 일본이 대표적이다.
미국이 안정적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그러나 미국 젊은 여성의 출산 기피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앤드류 철린 존스홉킨스대 사회학 교수는 “출산율 저하 추세는 여성 5명 중 1명이 아이를 낳지 않았던 대공황 때와 필적할 만한 수준으로 갈 것”으로 내다봤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