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글래스 ‘엔리얼 에어’ 체험기

양손이 자유로운 상상속의 그 발명품

실내운동·콘텐츠 시청 탁월한 ‘몰입감’

전화·메시지·검색 기능 사용은 ‘불편’

49만8000원, 높은 가격도 부담 작용

엔리얼 에어.
엔리얼 에어.
‘엔리얼 에어’를 착용하고 싸이클 등 실내운동을 할 때 시청 가능한 영상 중 한 장면.
‘엔리얼 에어’를 착용하고 싸이클 등 실내운동을 할 때 시청 가능한 영상 중 한 장면.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던 발명품이 있다. 양손이 자유롭도록 누워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안경이다. 거울 등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그 상상 속 발명품은 AR(증강현실) 안경으로 현실이 됐다. AR글래스 전문 스타트업 엔리얼의 ‘엔리얼 에어(Nreal Air)’가 그 중 하나다.

‘엔리얼 에어’는 지난달 한국에서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외형은 일반 선글라스와 똑같다. 가격은 49만8000원. 경쟁 제품들과 비교하면 저렴한 수준에 속한다. ‘엔리얼 에어’를 약 1주일간 체험해봤다. 아직 가격 대비 편의성은 다소 부족했지만, 스마트글래스가 왜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기기로 각광받는지 알 수 있었다.

▶쓰기만 하면 눈 앞에 영화관이...운동이 재밌어진다=‘엔리얼 에어’의 최고 기능은 단연 콘텐츠 시청이었다. 스마트폰을 손으로 들고 있을 필요 없이 안경만 쓰면 눈앞에 대형 스크린이 펼쳐졌다. 엔리얼 측에 의하면 최대 210인치까지 가능하다. 선명도 역시 시중의 VR(가상현실) 헤드셋보다 확실히 뛰어났다. 엔리얼 에어를 쓰고 방 불을 끈 후 침대에 누워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으면, 마치 나만을 위한 영화관이 눈앞에 펼쳐진 기분이었다.

장시간을 출퇴근에 소요하는 직장인에게도 효과적이다. 지하철 이용시 엔리얼 에어를 쓰고 콘텐츠를 시청해봤다.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보다 손과 목이 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몰입감을 위해 전면 빛을 차단하는 라이트 실드 커버를 탑재했다. 몰입감이 뛰어나니 시간이 훨씬 빨리 갔다. 싸이클 등 실내 운동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두배로 즐길 수 있다. ‘AR 스페이스’ 내에 전세계 자연경관을 담은 영상이 포함돼있어, 다양한 풍경을 즐기며 실감나게 운동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콘텐츠 시청 외 효용성은 체감하지 못했다. 즐길 수 있는 AR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았고, 일상에서 쓰는 전화, 메시지, 검색 등 기능을 활용하기에는 불편함이 컸다. 아직 스마트폰을 대체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걸 체감했다. 50만원에 달하는 가격도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스마트폰 다음은 AR글래스?...치열한 미래 먹거리 시장=엔리얼의 한국 진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0년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첫 AR 글래스 ‘엔리얼 라이트’를 출시했다. 하지만 다소 투박한 디자인과 여러운 기능 때문에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이번 엔리얼 에어는 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기본에 충실한 선글라스 디자인을 선택해 일상 속 AR 경험에 중점을 뒀다. 무게도 79g으로, 기대 이상으로 가벼웠다. 앞서 한국 출시 간담회에서 여정민 엔리얼코리아 지사장은 “AR글라스를 포함한 웨어러블기기는 예쁘지 않으면 평상시 착용하기 어렵다”며 “패션아이템 역할을 해야 하기에 기능 못지않게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글래스는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꼽히는 웨어러블 기기다. 현재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작동하는 방식이지만, 향후 기술이 발달되면 독립 형태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대기업 뿐 아니라 엔리얼과 같은 중국 스타트업들도 스마트글래스 개발에 한창이다. AR 글래스를 포함한 XR(확장현실) 기기 시장은 향후 3~4년 간 1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번 ‘엔리얼 에어’를 체험해보니 스마트글래스의 잠재력은 무한했다. 두 손이 자유로운 스마트기기는 일상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편리했다. 그러나 대중화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음성 인공지능 활용 등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부터 배터리 발열, 사용 시간 증가, 무게 경량화 등 하드웨어 보완이 필수다. 김민지 기자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