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한 대학의 형사소송법 시험을 위해 학생이 만든 컨닝펜. 파란색 뚜껑이 달린 볼펜 11자루의 몸통에 글자가 빼곡히 새겨져 있다. [트위터]
스페인 한 대학의 형사소송법 시험을 위해 학생이 만든 컨닝펜. 파란색 뚜껑이 달린 볼펜 11자루의 몸통에 글자가 빼곡히 새겨져 있다. [트위터]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스페인의 한 대학 법학부 교수가 시험 중 압수한 컨닝(cheating)펜을 공개해 화제다. 11자루의 볼펜 몸통에는 깨알 같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예술" "가히 장인 수준"이라며 28만건이 넘는 '좋아요'를 눌렀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주(州) 말라가 대학 법학부의 요란다 데 루치 교수는 지난 5일 연구실을 정리하다 수년전 컨닝으로 적발해 압수했던 펜 11자루를 발견했다. 요란다 교수는 트위터에 파란색 뚜껑이 달린 11자루의 펜 사진을 공개하며 "예술이다(what arts!)'라는 글을 남겼다.

컨닝펜에 새겨진 글자. [트위터]
컨닝펜에 새겨진 글자. [트위터]

사진 속 볼펜에는 투명한 몸통 부분에 깨알 같은 글자가 빼곡히 새겨져 있었다. 요란다 교수는 "이 펜은 몇 년 전 형사소송법 시험에서 압수한 것"이라며 "당시 학생은 컨닝을 위해 직접 만들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대단하다. 시험 합격할 듯" "글자 새기는 동안 공부 됐겠다" "장인의 경지네" "저 시간에 공부를 했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요란다 교수의 트위터 글에는 자신을 컨닝펜을 만든 학생의 지인이라고 밝힌 '곤조(Gonzo)'라는 사용자의 댓글이 달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익명을 전제로 한 자신의 친구가 집에 남아있던 컨닝용 펜을 보여줬다며 당시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요란다 교수가 공개한 펜의 모습과 같았다.

곤조가 공개한 샤프펜슬(맨 아래). 샤프심 대신 얇은 바늘을 넣어 볼펜 몸통에 글자를 새겨넣었다. [트위터]
곤조가 공개한 샤프펜슬(맨 아래). 샤프심 대신 얇은 바늘을 넣어 볼펜 몸통에 글자를 새겨넣었다. [트위터]

곤조는 컨닝펜이 만들어지게 된 비법도 전했다. 샤프 펜슬의 심을 얇은 바늘로 대체한 뒤 그 샤프펜슬을 쥐고 볼펜 본체에 문자를 새겼다는 것. 곤조는 실제 사용된 샤프펜슬 사진도 함께 올려 신뢰성을 높였다.

요란다 교수는 "지금 학생들은 버튼만 누르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어 컨닝을 하려고 이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치 역사적 유물을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