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페어, 유럽서 자존심 대결
서울 론칭하며 붐업모드 ‘프리즈 런던’
아트바젤 주주 머독이 승부띄운 파리
일주일 차이 도버해협 경계로 빅매치
같은 갤러리·다른 작품이 관전포인트
프리즈냐, 아트바젤이냐.
유럽대륙에서 아트페어 대전이 펼쳐진다. 영국 현대미술 아트페어의 자존심 프리즈와 스위스의 자존심 아트바젤이 일주일 간격을 두고 각각 런던과 파리에서 열리는 것. 메이저 아트페어가 같은 대륙에서 거의 동시에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험적 미술과 대담한 접근을 무기로 하는 프리즈 대(對) 시장지향적인 작품사이 현대미술 트렌드의 향방을 선점하는 아트바젤, 과연 누가 승기를 쥐게 될까. 양 쪽 페어에 이름을 모두 올린 갤러리들의 출품작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관람포인트다.
▶프리즈 런던 & 프리즈 마스터스 = 프리즈 서울이 예고편이었다면 프리즈 런던·프리즈 마스터스는 본편이다.
12일부터 16일까지 런던 리젠트파크는 하얗고 커다란 텐트로 뒤덥인다. 지난 2003년 동명의 미술평론지가 론칭한 프리즈 아트페어는 이제 글로벌 메가 아트페어로 성장했다. 올해 프리즈 런던은 전세계 42개국에서 160개가 넘는 현대미술갤러리가 참여한다. 페이스, 페로탕, 하우저앤워스 등 메이저 갤러리를 비롯 오픈한지 12년 미만의 젊은 갤러리까지 라인업이 다양하다. 국내에서는 갤러리 현대, 국제갤러리, 조현갤러리, 갤러리 바톤 등이 참여한다.
프리즈 마스터즈는 나탄 클레망 길레스피 감독의 큐레이팅 아래 12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한다. 신석기시대 중국의 유물부터 1960년대 나이지리아 작품에 이르기까지 6000년 역사를 런던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다. 특별섹션인 스포트라이트는 AWARE(여성작가 연구 전시 아카이브·Archives of Women Artists, Research, and Exhibitions) 창립자인 카밀 모리노와 AWARE 전시팀이 선별한 여성작가전이 열린다. 최근 여성미술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새로운 반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 = 지난 2020년 아트바젤의 모회사인 MHC의 주요주주로 등극한 제임스 머독(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차남)의 첫 승부수는 파리다. 7년간 1060만유로(147억원)을 지불하기로 하고 1974년 이후 프랑스현대미술아트페어로 명성을 얻은 피악(Fiac)대신 그랑팔레를 차지했다.
프랑스 중소 갤러리들이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에, 프랑스 갤러리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피악의 부디렉터를 역임한 클레망 들레핀을 올해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의 디렉터로 임명하면서, 고용승계의 제스쳐도 취했다. 이로서 아트바젤은 봄-홍콩, 여름-바젤, 가을-파리, 겨울-마이애미비치 등 4계절 라인업을 완성했다.
올해 파리 플러스에서는 20일부터 23일까지 그랑팔레 에페메르에서 열리며, 총 156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가고시안, 데이비드 즈워너 등 메가 갤러리부터 파리의 위 두 낫 워크 얼론, 베를린의 하이디, 런던의 세븐틴, LA의 크리스 샤프갤러리, 앤트워프의 팀 반 래어 등 아트 바젤에 처음 참가하는 갤러리까지 방대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마크 스피글러 아트바젤 글로벌 디렉터는 “역사적 작품과 아방가르드 소재를 병치하는 아트바젤의 오랜전통을 구현할 것”이라며 “파리를 역동적으로 만드는 갤러리들 덕분에 매우 파리스러운 페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트페어 기간동안 공공프로젝트도 20개 이상 선보인다. 가장 주목을 받는 프로젝트는 방돔광장에 설치될 알리사 콰데의 작품이다. 작가의 오랜 모티프인 구와 계단으로 이루어진 작품은 지식, 우주, 그리고 힘의 구조에 대해 질문한다. 아트바젤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작가, 큐레이터, 미술계 관계자들과 담론을 나누는 컨버세이션은 에펠탑 옆 센느 강에 정박한 발 데라 마린에서 열린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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