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사형폐지의 날’ 20주년 성명

“사형, 국가가 생명 박탈하는 형벌”

“범죄 피해자 치유·회복 방안 마련해야”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10일 “세계적 흐름과 사회적 요구에 발맞춰 대한민국도 사형제 폐지에 본격적으로 나설 때”라며 정부에 사형제 폐지를 촉구했다.

인권위는 이날 ‘세계 사형폐지의 날’ 20주년을 맞아 송두환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이제 정부도 사형제 폐지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한국은 1997년 12월 3일 마지막 사형 집행 이후 현재까지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이에 국제앰네스티가 2007년 이후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해왔지만, 법적으로는 사형제가 유지되고 있다.

인권위는 “사형제 존치의 대표적인 이유로 거론되는 사형제의 범죄 억지와 예방 효과는 국내외에서 검증된 바 없다”며 “사형은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인위적으로 생명권을 박탈하는 비인도적인 형벌”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형제 폐지는 전 세계적 흐름”이라며 “전 세계 3분의 2에 해당하는 144개국이 사형제를 완전히 폐지하거나 더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고,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55개국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정부도 최초로 2020년 12월 유엔총회에서 사형집행 모라토리엄(유예) 결의안에 찬성하는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인권위의 2018년 조사에서 적절한 대체형벌 도입을 전제로 사형제 폐지에 동의하는 의견이 66.9%에 이르렀다”며 사회적 분위기도 무르익었다고 봤다.

사형제 폐지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 인권위는 “정부는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나아가 범죄 피해자들과 유족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생명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져야 할 절대적 권리인 만큼, 생명권 박탈 없이 모두의 기본권과 존엄이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세계 사형폐지의 날 20주년을 맞아 모두가 생명과 사형제 폐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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