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직원 “사측 주장 납득 안돼”
경찰, 작년 10월 전주환 근무지조사
피해자 동료도 스토킹 이미 인지
공사측 “경찰에 신원 못들어” 반박
전씨, 내부망서 피해자 주소 파악
역무원 안전관리 소홀엔 책임
경찰이 ‘신당역 살해 사건’ 피의자인 전주환(31·사진)의 근무지를 지난해 10월 직접 현장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피해자가 회사 직원임을 몰랐다는 사측의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피해자 보호 소홀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전주환의 불법촬영 혐의를 수사 중이던 경찰은 지난해 10월 서울교통공사에 수사 착수를 통보하고 전주환의 근무지였던 불광역 사무실의 컴퓨터, 캐비닛 등을 수색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서는 피해자가 공사 직원임을 몰랐다는 서울교통공사의 주장이 설득력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피해자의 동료들이 피의자가 오랜 기간 피해자를 괴롭혀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교통공사의 한 직원은 “피해자의 주변 동료로부터 피의자가 피해자를 오랜 시간 괴롭혔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며 “경찰 조사까지 나온 상황이라면, 역장이나 공사 측이 파악을 하지 못하기 어려웠을텐데 전혀 몰랐다고 하는 (사측)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직원들도 회사가 피해자를 몰랐다는 주장을 이해하기 어려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는 피해자가 회사 직원임을 몰랐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성범죄 특성상 피해자 보호를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경찰로부터 피해자 신원을 듣지 못했다”며 “서울교통공사 측은 이번 사건 이후 피해자가 직원임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서울교통공사의 해명에도 역무원의 안전 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전주환은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계획하고,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에 접속해 범죄를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는 “내부망으로는 개인의 주소를 알 수 없다”고 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전주환이 내부망에서 주소를 파악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전주환은 이를 보고 피해자의 전 주거지를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이날 서울교통공사 노조(이하 노조)는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측에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매년 210명의 역무원이 폭행·폭언에 시달려 왔음에도 현실을 방치한 실질적 사용자 서울시의 책임을 물어야 할 사건으로 규정했다”며 “직장내 성폭력 사건과 사법 당국의 피해자 보호 부재에 대한 책임있는 재발방지 대책과 시민·노동자가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노조는 오는 22일 서울교통공사와 특별교섭을 열고 ▷승객접점부서 현장 안전 확보 대책 수립 ▷사망사고 관련 조합원 보호 대책 수립 ▷노사 공동 전사적 조직문화 개선 대책 수립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전주환은 입사 동기인 20대 여성 역무원 A씨를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전주환은 A씨를 입사 동기로 만나 불법촬영을 하고 스토킹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환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지만,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전주환의 진술과 달리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휴대전화 속 자료를 분석 중이다.
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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