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 건축물 확산 지지부진

효용성 검증된 건물일체형 태양광

공정한 공모전 통해 기술확산 필요

10여년 전 일부 지자체의 호화 청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들 청사는 수천억원 예산 낭비와 함께 ‘호화 찜통’이라는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유리외벽 건물인 청사들은 여름철에는 복사열로 인해 에어컨의 과부하를 걱정해야 할 정도. 겨울철에는 열손실로 난방에너지 소모가 극심해 ‘에너지 먹는 하마’로 불렸다.

이에 중앙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바로 ‘차양규정’. 하지만 이 차양규정과 단열규정이 충돌하는 현행법 탓에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의 일부인 ‘제로에너지건축물’ 확산에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BIPV) 방식의 컬러 패널이 적용된 건물 모습. [헤럴드]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BIPV) 방식의 컬러 패널이 적용된 건물 모습. [헤럴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0년간 3000억원이 넘는 연구비를 투입했다. 그럼에도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를 두고 건축사 단체에선 건축기술의 발전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탁상행정 탓이라 지적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의 일정량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토록 하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가 확대 시행된다. 2020년 공공건축물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1000㎡ 이상 민간건축물까지 의무화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로는 건물일체형 태양광설비(BIPV), 풍력발전, 지열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이 있다. 비용 대비 발전효율, 설치여건을 감안할 때 건축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기술은 BIPV다.

그럼에도 BIPV가 실제 적용된 설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BIPV가 확산되기 위해선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기술공모를 통해 해당 공법의 적정성을 인정받게 해줘야 한다. 이를 통해 시범사업이 이뤄지면 자연스레 시장에서도 이 공법 도입이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지금까지 건물외벽 태양광발전과 관련한 기술공모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건축사 단체의 전임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탄소중립 건축물 관련 공모전을 수도 없이 했지만 BIPV는 항상 논의 대상에서 빠져 있다. 지열이건, ESS건 모든 공법들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가장 효용성이 높은 기술을 평가해야 하는데 BIPV는 항상 찬밥 신세”라고 전했다.

그는 또 “국내 BIPV패널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에서도 인정받았고, 이를 건축물에 적용하는 설계기술도 충분하다. 적용사례만 있으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석권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