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도전 과제 부상…양국 경제협력 수평적·경쟁적 전환”

“정상교류 포함 다층적 소통 기제 구축…한중 현인 대화 운영”

“공급망 관련 비상 협조 채널 구축…고위급 언론인 대화도 제안”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일인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 겸 공동보고서 제출식이 열렸다.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 여섯번째) 등 양국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일인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 겸 공동보고서 제출식이 열렸다.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 여섯번째) 등 양국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중 관계 미래발전위원회는 양국 수교 30주년인 24일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협력의 기회와 도전이 병존하고 있다”며 “새로운 협력 모델을 모색하는 것은 미래 한중관계 발전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양국 각 22명씩 총 44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발족한 ‘한중 관계 미래 발전 위원회’는 분야별 정책 제언을 담은 공동 보고서를 이날 양국 정부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한중 관계 30년 성과 ▷도전과제 ▷한중 과제 미래 발전 추진 방향 ▷기타 정책 제언 등 내용이 담겨있다.

양국은 1992년 8월 24일 공식 외교 관계 수립 이후, 1998년 21세기를 향한 협력동반자 관계, 2003년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해왔다.

양국은 수교 당시 64억불이었던 교역량은 지난해 3000억불을 돌파하여 50배 가까이 성장하였고, 13만여 명에 불과했던 인적교류는 코로나 발생 이전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약 80배 증가했다.

위원회는 “양국 관계는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상호존중과 호혜상생의 기초 위에 정치외교, 경제무역, 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폭넓은 발전을 이뤄왔다”고 평가했다.

한중 양국은 한반도 정세 악화,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공급망 불안정 등 글로벌 도전 과제가 부상했다. 양국의 경제협력 구조가 점차 수평적·경쟁적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양 국민 특히, 청년 세대에서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에 대응해 위원회는 다층적 전략 대화 기제를 개선해 원활한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역사, 해양 등 현안 관련 대화 기제를 활성화하여 정치적 상호 신뢰를 제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APT,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협력을 강화하고, 에너지·디지털 경제·사회적 전환 등 대전환의 시대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과학·환경·에너지·교통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 예술, 영화, 학술, 스포츠, 미디어, 청년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치분과에서는 전략적 소통 활성화를 위해 정상 교류를 포함해, 외교·안보 차관급 2+2 대화 등 다층적 전략 소통 기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급망 안정을 위한 소통·협력이 필요하며, 해양협력대화·해양경계획정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군사·안보 협력을 위한 군사분야 고위급 전략 소통을 강화하고, 해상 구조·대테러 등 비전통 안보 분야에서 협력하며, 청년 장교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소통·협력을 강화하며, 비핵화의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 1.5 및 2트랙을 통해 서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중 현인 대화’를 운영하고, 국회-전인대·지방정부 간 교류 플랫폼 등을 구축할 것을 제시했다.

경제통상 분과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을 적극 추진하고, 세관 행정 개선 등 무역 원활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또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가입 등을 계기로 디지털 무역규범 마련에 기여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인공지능·첨단산업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양국 자산운용기관 간 협력 강화 등 통화·금융 분야 협력 추진도 제시했다.

또한 역내 및 글로벌 경제통합에 기여하고, 공급망 관련 양국 간 비상 협조 채널을 구축할 것을 강조했다.

사회문화 분과에서는 온·오프라인 문화교류 플랫폼을 구축하고,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새로운 문화산업을 개척하며, 한중이 공유하는 문화자산을 발굴하여 글로벌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을 제시했다.

또한 고위급 언론인 대화 등 미디어 교류를 활성화하고, 현안이 발생할 경우 대화와 소통을 통해 적시에 여론의 관심 사항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한중 청소년·청년 교류의 해 제정, 한중 청소년·청년 하계·동계 캠프 연례 개최, 청년 창업가 상호 교류와 지원 등 교류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 제출 행사는 양국 외교장관과 주중·주한대사, 양측 위원회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과 베이징에서 화상으로 연결돼 공동으로 개최됐다.

박 장관은 “보고서에 제시된 다양한 정책 제언들이 양국 정부의 정책 수립에 참고가 돼 한중관계가 상호 존중과 협력에 기반해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로 발전해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양국이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으로 상호 긴밀히 소통하면서 적극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한중관계는 수교 이후 30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했다”며 “한중은 전략적 파트너로서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협력을 강화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