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철수 : 운동화 끈을 잘 멘다고 멨는데, 자꾸 풀리네.
영희 : 잠깐, 내 가방 좀 매고 있어. 내가 잘 매줄게.
철수와 영희의 대화 속 ‘매다’와 ‘메다’는 소리는 비슷하게 들리지만 표기할 때 헷갈리는 낱말 중 하나다.
철수가 말한 ‘메다’는 운동화 끈을 묶는 것이므로 ‘매다’가 맞다. 그러므로 “맨다고 맸는데”로 고쳐 적어야 한다.
또한 영희가 말한 ‘매다’는 가방 등을 어깨에 올려놓는 것이므로 ‘메다’가 옳은 표기다. 그러므로 “내 가방 좀 메고 있어”로 고쳐야 한다.
‘메다’는 ‘어깨 등에 걸치거나 올려놓다’는 뜻으로, 위의 예처럼 “가방을 메다” 등으로 활용된다. 이때는 ‘내려놓다’가 반대 의미가 된다.
또 ‘책임이나 의무를 맡다’의 뜻도 있는데, “이 나라의 미래를 메고 갈 젊은이”처럼 쓰이며 이때는 ‘짊어지다’로 바꿔 쓸 수 있다.
이 밖에 “아쉬움에 목이 메어 말을 못하겠다”처럼 ‘감정이나 사물이 가득 찰 때’를 가리킬 때도 쓰인다.
‘메다’와 헷갈리는 ‘매다’는 ‘풀리지 않게 고정해 묶다’는 뜻으로, “넥타이를 매다” “허리에 벨트를 매다”처럼 활용된다. 이때는 ‘묶다, 매듭짓다’로 바꿔 쓸 수 있으며 반대말은 ‘풀다’이다.
또 비유적으로 ‘어떤 데에서 떠나지 못하고 딸리어 있다’라는 뜻도 있는데, 주로 ‘목’을 목적어로 하여 “그 일에 목을 매고 있다” “회사에 매인 몸” 등처럼 쓰인다. 이런 뜻으로 쓰일 때는 ‘매달다’로 대체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소를 매다” “콩밭 매는 아낙네”처럼 ‘가축을 기르다’ ‘잡초를 뽑다’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어깨에 올리거나 책임을 지며 감정과 연결될 때는 ‘메다’를, 묶거나 매달거나 매듭지을 때는 ‘매다’를 기억하자.
모든 말은 자주 쓰여야 빛이 난다. 우리말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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