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사회부]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다. 연말 연휴를 보내고 있는 직장인을 제외하고는 다시 일터로 향했다. 새벽 찬바람을 뚫고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2일 한해의 출발선, 새로운 시작이다.
계사년(癸巳年)의 악몽은 잊었다. 희망과 소망을 안고 청마와 함께 달리겠다는 새해 각오도 다부지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해는 혹독한 이슈로 휘몰아쳤다.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파문, 야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국정원 개입 의혹, 막판 철도노조 파업 등등. 박근혜 정부의 불통 논란 속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국회는 대립만 하며 새해 예산안을 해를 넘겨 처리함으로써 2년연속 예산안을 제때 합의하지 못해 ‘불량국회’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사회가 분열되다보니, 시민들로선 매우 짜증난 한해가 아닐 수 없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법. 과거는 과거일 뿐, 새로운 삶의 교훈이다.
물론 갑오년 한해를 내다보면 어렵기는 하다. 사상 초유의 일자리 대란, 암울한 노사관계, 어지럽게 돌아가는 북한문제 등 저반의 사정은 가시밭길의 한해를 예고한다. 청마는 달리고 싶은 데, 달릴 길은 울퉁불퉁하기만 한 셈이다.
실제 1일 휴일부터 꺼지지 않는 대학도서관의 불빛과 취업생들의 악전고투는 또다시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하는 우리시대 청춘들의 아픔을 대변한다.
그렇다고 좌절만 할 수는 없다. 희망은 자기 몫이다. 원하는 이의 것이다. 새해 해돋이를 보기 위해 강원도 명소에 수만명씩 몰린 것이나, 서울 남산에 1만명의 인파가 운집한 것도 바로 희망을 품기 위해서였다.
시민들의 바람은 꿈꿀 수 있는 나라, 희망이 있는 나라였다.
용산 CGV에서 만난 김상유(25ㆍ대학생) 씨는 “영화 변호인을 보고 나오는 중인데, 코 끝이 찡했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강제와 억압이 아닌 소통과 자유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으며 2014년은 소통이 잘되는 그런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북에서 부동산중개소를 운영하는 도경란(47) 씨는 “바라는 것은 한가지인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 거래 매물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며 “제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한마디로 꿈을 꿀 수 있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직장인 성진아(35) 씨는 “작년은 불통의 한해였다고들 하는데 올해는 달라졌으면 한다”며 “서로 대립하고 반목하는 정치권, 밥그릇 다툼으로 얼룩졌던 갑을논란의 기업들,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일부 리더 계층의 탐욕과 위선이 사라지고 수평적 소통이 이뤄지는 2014 대한민국이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박주미(25)씨는 “현실은 어렵지만 긍정적으로 취직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무엇보다 일자리가 팡팡 늘었으면 하고,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하면 좋겠고, 모든 사람들이 다 대박이 났으면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