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의 수천억원대 대출사기 의혹과 관련, 검찰이 모뉴엘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은 한국무역보험공사 직원을 처음 체포해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범기)는 26일 모뉴엘에 대출 지급보증을 해주는 과정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무역보험공사 허모(52) 부장을 체포했다. 허씨는 모뉴엘에 지급보증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모뉴엘 박홍석(52ㆍ구속기소) 대표 등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허씨에게 뒷돈이 흘러간 정황을 잡고, 지난 무역보험공사를 압수수색해 보증 관련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모뉴엘 측이 허씨를 비롯해 공사 전ㆍ현직 여러 명에게 금품 로비를 한 단서를 확보하고, 이 가운데 이모(60) 전 무역진흥본부장 등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지난 2009년 공사에서 모뉴엘을 담당하는 전자기계화학팀장으로 근무한 전 영업총괄부장 정모(47) 씨는 최근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 사표를 내고 외국으로 도피했다.
무역보험공사는 대출에 보증을 서준 모뉴엘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3256억여원을 떼일 위기에 처하자 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모뉴엘을 ‘히든챔피언’으로 선정한 뒤 1000억원 대의 신용대출을 내준 수출입은행 직원들도 금품 로비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억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부장급 1명을 최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뉴엘은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PC 등을 생산하는 중견 종합가전기업으로, 허위수출 실적을 근거로 최근 6년 간 시중은행 등 10여 곳에서 3조2000억원대 천문학적 액수의 사기 대출을 받았고 이 가운데 약 6700억원을 갚지 않은 상태다.
이 밖에 HTPC를 구매한 네트워크 장비업체 KT ENS가 사기대출을 일으키는 데 공모했는지도 수사대상이다.
모뉴엘은 KT ENS로부터 2000억원대 수출채권을 발행받아 금융권에 할인 판매했다. 관세청은 이미 KT ENS 직원을 허위수출에 관여한 혐의로 입건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