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난다. 최근 모디 총리에게 구애의 손짓을 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오는 12월 11일 뉴델리에 도착, 모디 총리와 회동을 갖기로 했다.
이 자리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서방의 경제 제재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미국과 중국에 맞서 인도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에서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내년 1월 인도를 방문, 모디 총리와 재회할 예정이다.
또 시 주석은 지난 9월 중국 정상으로는 2년 만에 인도를 방문, 2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항해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 협력 강화’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와 인도 최대 에너지기업인 국영 석유천연가스공사(ONGC)가 러시아 석유ㆍ가스 광구 2곳에서 공동 조사에 나서는 내용의 초기 계약에 서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디네쉬 쿠마르 사라프 ONGC 회장은 “러시아는 에너지 부문에 투자를 유치하려고 하며 우리(인도)는 투자를 원한다”면서 “유엔과 개별 국가가 부과하는 제재를 존중하지만, 러시아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되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원자력과 우주 개발 부문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양국이 지난 5월 원자로 2기를 추가 건설키로 한 인도 남부 쿠단쿨람 원자력발전소를 찾아 에너지 외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의 친(親)인도 행보는 모디 총리로서도 내심 기대했던 바라는 지적이다. 남아시아로까지 지정학적ㆍ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에 맞대응하려면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도 소재 브루킹스연구소의 W.P.S.시두 대외정책 수석 연구원은 “러시아가 고립되면 중국과 가까워질 수 있다”면서 “모디 총리는 러시아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