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사위’ 유마셰프, 4월 푸틴 고문직 사임

유마셰프, 과거 옐친에 “푸틴은 최고의 후계자” 조언

우크라戰 반대 옐친 딸 의사 유마셰프 결정에 영향 미친 듯

로이터 “자유·시장경제 옐친 시대와 푸틴 시대의 단절 의미”

발렌틴 유마셰프 전 크렘린궁 행정실장(비서실장)의 모습. [타스]
발렌틴 유마셰프 전 크렘린궁 행정실장(비서실장)의 모습. [타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사위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옐친 대통령의 후계로 만든 ‘1등 공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며 푸틴 대통령의 곁을 떠났다.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붕괴 이후 진행됐던 러시아의 자유주의·시장경제 개혁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 또다시 푸틴 대통령의 곁을 떠나면서 푸틴 대통령이 보다 고립된 상황에 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크렘린궁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옐친 전 대통령의 사위인 발렌틴 유마셰프 전 크렘린궁 행정실장(비서실장)이 푸틴 대통령 고문직을 사임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마셰프 전 실장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재직 중인 보리스 옐친 대통령 재단의 류드밀라 텔렌 제1부회장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유마셰프가 지난달 크렘린궁 고문직을 내려놓았다”고 말했다.

옐친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복심’으로 통했던 유마셰프 전 실장은 푸틴 대통령이 옐친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만든 ‘1등 공신’이다. 옐친 전 대통령이 자리를 물려줄 후보자를 검토 중이던 1997년 당시 푸틴 대통령을 가리켜 “최고의 후보”라고 답하며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유마셰프 전 실장은 “푸틴 대통령은 시장 개혁을 원하는 자유주의자이자 민주주의자였다”며 “그가 옐친 전 대통령의 강력한 후계자로 꼽힌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고 푸틴 대통령 발탁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유마셰프 전 실장이 푸틴 대통령 고문직에서 사퇴한 배경에는 부인인 옐친 전 대통령의 딸 타티아나 유마셰바의 뜻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타티아나는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유마셰프 전 실장이 푸틴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제한적인 역할 미치는 무보수 고문”이라면서도 “자유주의, 서방식 개혁을 진행했던 옐친 전 대통령의 시대와 푸틴 시대의 단절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1990년대 중·후반 옐친 정부에서 재무장관과 경제 부총리를 지내며 러시아의 시장경제 개방을 주도했던 아나톨리 추바이스 전 기후변화-국제기구 관계 전담 대통령 특별대사도 지난 3월 스스로 직을 내려놓고 러시아를 떠난 바 있다.

추바이스 전 대사는 유마셰프 전 실장과 함께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 요원이던 푸틴 대통령을 러시아 중앙 정계로 진출시키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