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월급 85만원을 받고 한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던 A 씨. 홧김에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했다가 단 하루 만에 번복했지만 즉각 해고 당했고 법원에서도 구제받지 못했다.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당시 총무와 마찰이 있었다. 참다 못해 주민대표에게 ‘총무와 성격이 맞지 않아 일을 못하겠다’고 말했지만 바로 다음날 사직 의사를 철회할 뜻을 밝혔다. 사직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 복직을 기대했지만 돌아온 것은 이미 사직 처리됐다는 대답 뿐. A 씨는 법원에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냈지만 부당해고를 제한하는 근로기준법은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패소했다.
한 교회의 경비원으로 근무한 50대 남성 B 씨. 1시간 남짓한 시간의 근무지 이탈이 문제가 됐다. 갑작스럽게 생겼던 사정을 설명하고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선처를 부탁했지만 권고사직이 결정됐다는 통보가 돌아왔다. 달리 구제 방법이 없던 B 씨는 사직 수순을 밟은 뒤 법원에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사직의 이유가 정당한가를 떠나 B 씨가 달리 사직의 압력을 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A 씨와 B 씨와 같이 법원에서마저 해고의 부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비원들의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A 씨와 같이 근로자 수의 문제로 부당해고를 다툴 수 있는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거나 입주자 대표회의 등 다수가 속한 집단에 대해 개인적으로 해고 문제에 대응하면서 약자의 위치에 설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A 씨와 B 씨에 사례는 얼마 전 현대자동차 노동자가 회사와 동료들을 속인 뒤 나흘간 해외여행을 다녀왔음에도 해고 무효 판결을 받은 경우 등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는 최근 50대 경비원이 분신해 숨진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남은 경비원 전원이 해고 위기에 놓인 것과 관련해 경비원들의 불안정한 지위와 상황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으로 해석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내년부터는 경비업무에도 최저임금 100%가 적용되면서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한 인력 감축이 대규모 해고사태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내년도 경비원 급여는 올해 대비 약 19% 인상될 전망이어서 관리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