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장관 11개월만에 임명
성직자성 관료서 발탁 한국 최초
프란치스코 교황과 긴밀한 소통
향후 10년간 ‘콘클라베’ 투표권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70)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현지시간) 바티칸 사도궁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한 뒤, 유 대주교를 포함한 신임 추기경 2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교황청 장관으로 임명된지 약 11개월만으로, 유 신임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1969년 서임), 정진석 추기경(2006년), 염수정 추기경(2014년)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네 번째 추기경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국인 성직자가 교황청 관료로서 추기경에 임명된 것은 유흥식 대주교가 처음이다. 그동안 서임된 추기경들은 모두 서울대교구장 출신이다.
현재 크로아티아를 방문 중인 유 신임 추기경은 “이 영광을 한국 순교자와 한국천주교회, 그리고 한국 국민께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교황님께서 교황청 장관 임명과 추기경 서임을 통해 부족한 저에 대한 신임을 다시 드러내 주심에 감사드린다”며 “이는 한국 순교자들의 기도와 믿음 덕분이며, 한국천주교회와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결과”라고 말했다.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유 신임 추기경은 교황청립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79년 현지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83년 귀국 후 대전 대흥동 본당 수석 보좌신부, 솔뫼성지 피정의 집 관장, 대전교구 사목국장, 대전가톨릭대 교수·총장 등을 거쳐 2003년 대전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서품됐다.
2005년부터 대전교구장으로 직무를 수행해오다 작년 6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발탁됐다. 240년 한국 천주교 역사는 물론 교황청 역사상 한국인 성직자가 장관에 임명된 첫 사례다.
교황청 행정기구인 9개 성 장관은 관례상 추기경이 맡아왔기 때문에 유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은 애초 예견돼왔다.
유 신임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매우 가깝게 소통하는 한국인 성직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도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을 청하는 유 신임 추기경의 서한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후에도 바티칸에서 수시로 교황을 개별 알현, 한국천주교회의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교황청 장관 중에서도 교황과 가장 친교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기경은 교황의 고문이자 협력자로서 역할을 하며,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교황 유고 시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출 투표)에서 투표권을 행사한다.
한국은 염수정 추기경이 만 80세가 되는 내년 12월까지, 유 신임 추기경은 향후 10년간 투표권이 있다.
현재 유 신임 추기경은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의 성지 성모 축제를 맞아 자그레브 대교구장인 조십 보자니치 추기경의 초청으로 현지에 머물고 있으며, 다음달 1일까지 미사와 신자들을 위한 특강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신임 추기경 21명의 서임식은 오는 8월 27일 바티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