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건 체포 후 검찰로 인지된 지명수배자
“형집행장 제시 등 고지 없었다”며 진정
“형집행장 발부 사실은 알렸어야”
“형집행장 집행절차서 적법절차 미준수”
“헌법 보장하는 진정인 신체 자유 침해”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찰이 지명수배자를 별건으로 체포했더라도, 형집행장 발부 사실 고지 없이 검찰로 넘겼다면 ‘신체의 자유 침해’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인권위는 최근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형집행장에 따른 지명수배자 검거 시 적법절차를 준수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할 것을 A경찰서장에게 권고했다.
앞서 인권위는 2020년 1월 후배를 때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아무런 고지 없이 지명수배자로 검거돼 검찰로 넘겨졌다는 진정을 접수했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진정인은 2019년 4월 특수절도 혐의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으나, 같은 해 12월 집행유예 취소가 결정됐다. 이후 검찰은 형 미집행에 대한 형집행장을 발부, 진정인을 B급 지명수배한 상태였다.
경찰은 진정인을 폭행 현행범으로 체포, 지구대로 인치했을 때 수배자 조회를 통해 수배 사실을 확인한 후 관할 경찰서 형사당직실로 넘겼다. 해당 경찰서는 폭행 사건과 관련한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검찰에 인계했는데, 진정인은 이때에도 형집행장 제시 등 관련 고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피의자 조사 전후로 진정인과 변호인에게 지명수배 사실을 고지했다고 맞서는 가운데, 인권위는 “진정인에게 형집행장 발부 사실을 고지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진정인의 손을 들어줬다.
인권위는 “형집행장을 소지하지 않은 사법경찰관리가 형집행의 상대방에게 형집행 사유와 더불어 지명수배 사실을 고지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집행장이 발부된 사실까지 고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주목했다.
진정인에게 범죄사실의 요지 등을 고지하거나 변명의 기회를 부여할 필요는 없으나, 형집행장이 발부된 사실만큼은 알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진정인이 별건으로 체포돼 이미 신병이 확보된 상황이므로, 형집행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봤다.
인권위는 “형집행장의 집행에 있어 형사소송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른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헌법에서 보장하는 진정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인권위는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뒷수갑을 채우는 등 과도하게 물리력을 사용했다는 진정사항에 대해서는 물리력을 사용 목적의 달성을 위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사용했다며 기각했다. 조사 과정의 욕설, 휴식시간 미부여 등 다른 진정 역시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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