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일 항전 아조우스탈 우크라 병력 철수
젤렌스키 “우크라의 영웅 살아 있어야”
로이터 “통제권 러시아에 넘어간 것”
러 매체, 마리우폴 고급 리조트 건설 거론
“마리우폴 파괴 우크라 소행”증언 수집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그동안 무차별 포격을 가한 도네츠크주(州) 내 남부항구도시 마리우폴을 관광명소로 만드는 안을 자국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다. 도시의 95% 가량이 잿더미화하고, 민간인이 최대 2만여명 살해됐다는 의혹 속에 희생자들의 무덤도 곳곳에 있는 상황에서다. 80일 넘게 마리우폴의 제철소 아조우스탈에서 마지막까지 항전해온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철수를 시작했다. 마리우폴의 통제권이 러시아에 넘어간 것으로 풀이됐다.
외신에 따르면 친(親)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관리인 안드레이 크라마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차르그라드TV 대담 프로그램에 나와 마리우폴에 대해 러시아 세계를 공개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크라마는 DPR의 수장인 데니스 푸쉴린의 보좌관이다.
이 대담 프로그램에선 아조우해에 인접한 마리우폴에 고급 리조트가 부족하다며 관광 핫스팟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푸쉴린은 마리우폴이 갖고 있는 공업도시 이미지를 바꾸는 것을 거론해왔다고 한다.
크라마는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인정하는 게 무엇인지, 러시아 세계가 무엇을 보여주는지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며 “이 도시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마리우폴이 파괴된 건 우크라이나군 때문이라는 거짓 증언을 러시아가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페트로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이날 텔레그렘에 러시아는 마리우폴에 남아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이런 서면 증언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군 때문에 주택이 파괴되고, 가족·친척이 사망했다고 진술한 보상금 신청서를 제출하면 주택은 50만루블(약 1007만원), 사망자에 대해선 300만루블(약 6045만원)의 보상금을 지급받는다고 알려졌다.
그는 “러시아는 마리우폴 주민들에게 이런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최소 25억달러를 지출해야 한다”면서 “현재 러시아 경제상황에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에 포위된 아조우스탈에선 무려 82일간 버텨온 우크라이나 병력이 이날 철수를 시작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아조우스탈에서 부상 당한 병사 53명이 DPR의 도시 노보아조프스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211명은 러시아 점령 지역인 올레니프카로 옮겨졌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영웅들이 살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에 주둔한 부대 지휘관들에게 군인의 생명을 구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고, 데니스 프로코펜코 아조우연대 사령관은 임무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에서 버티면서 러시아의 공격을 견디는 데 필요한 서방의 무기를 확보할 시간을 벌었다면서도, ‘도시의 통제권을 러시아에 양도하는 것으로 보인다’,‘우크라이나엔 중대한 패배’라고 설명했다.
ho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