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일 4년간 서울시정을 담당할 시장, 구청장과 시·구의원을 뽑는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아직 공식 선거가 시작되지 않아 요란함은 없지만 후보들은 저마다 공약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선택을 하여야 하는 서울 시민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기에 후보에 대하여 잘 알지도 못한 채로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든다. 이런 투표는 지방자치를 실시하는 이유를 무색하게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 서울시나 자치구와 같은 지방정부의 역할은 대통령이나 국회가 담당하는 중앙정부에 비하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방정부는 우리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세세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어 실제 느끼는 체감도도 더 높다. 지방정부는 손가락에 박힌 조그만 가시처럼 무시하고 살 수도 있지만 그냥 놔두면 상당히 불편할 수 있는 존재다. 지방정부가 일을 못한다고 해서 당장 크게 불편하지는 않지만 지방정부와 접촉할 일이 생기면 그 존재에 대해 중앙정부보다 더 실감하게 된다. 일례로 주택을 신축하는 경우 중앙정부의 법령도 중요하지만 그 법령의 범위 안에서 지방정부에서 설정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기준이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 지방정부의 선출직인 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에 대해 시민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서울시장의 경우 정치적인 영향력이나 빈번한 언론 보도로 많은 시민이 알고 있겠지만 시의원, 구청장, 구의원을 제대로 아는 시민은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사람을 모르니 공약은 더욱더 알 수 없을 것이다. 과거 시의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아무리 지역을 위하여 많은 일을 하여도 선거 결과는 이와는 무관하게 나온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실제로 서울시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시의원이 임기 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와는 별 상관없이 당락이 결정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시민의 후보에 대한 무관심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일까? 시민이 지역의 문제를 자신들이 뽑은 대표를 통해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것이 지방자치 본연의 의미이지만 후보에 대한 무관심은 이를 불가능하게 한다. 특히 후보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거나 갖고 있지 못한 경우 시민의 선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역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역선택이란 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보다는 후보자 개인이나 후보자가 속한 당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더 나아가 부정과 부패의 싹이 될 수도 있다. 선출된 권력의 경우 선거를 통해서 심판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심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 적절한 통제 수단이 없게 돼 오염된 권력이 될 가능성이 많게 된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의 입장에서 당장 나에게 별 영향도 없을 것 같은 지방선거의 후보들을 하나하나 파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나의 투표로 당선된 후보는 막강한 지방권력을 행사하게 되고, 그 권력 행사가 나의 일상적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한 번쯤은 출마한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투표하는 것이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를 좀 더 성숙시켜 나가는 길일 것이다.

고홍석 서울시립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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