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국민을 위한 사법부, 검찰, 경찰이라고 한다. 법관은 판결문, 검찰과 경찰은 수사결과로 말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이 만들어내는 판결문과 수사 결정문(공소장), 수사(송치)의견서의 내용을 받아볼 때 마다 국민들은 벽에 부딪힌다.

난해한 한자식 어투는 기본이고 주어와 목적어, 서술어가 일치되지 않는 내용들, 긴 문장들로 가득차 도통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백년 동안 해독되지 않고 있는 암호문 ‘다빈치코드’를 연상케 한다. 수사나 재판과정에 관여된 이해당사자들은 물론 심지어 변호사, 법학교수들 조차도 납득할 수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대부분의 판결문, 결정문과 의견서는 ‘증거가 믿기 어렵다’, ‘증명력이 없다, 부족하다’는 표현만으로 끝나 버린다. 왜 믿기 어려운지, 무엇이 부족한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아니라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중적인 표현들도 부지기수다.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당사자에게 잘 보이려고 긴 문장식 표현, 중복된 불필요한 내용, 사건 내용과 관련없는 내용은 자제해야 한다. 판결문, 결정문, 의견서는 받아보는 사건당사자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이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장작성 연습을 해야 한다.

영ㆍ미의 판결문은 대부분 주어와 목적어, 서술어를 제대로 갖춘 단문 형태의 알기 쉬운 문장으로 돼 있다.

과거에는 조진만 대법원장의 한글식 판결문 작성 개선 노력도 있었으나 요즘은 그런 시도도 찾아볼 수 없다.

로스쿨, 사법연수원, 수사연수원에서도 이런 훈련과 교육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판결문, 결정문, 의견서를 해석하는 변호사들을 찾아가게 된다. 문제는 이런 경우 비용이 들고, 돈 없는 사람들은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요즘 판사, 검사, 경찰관들은 학력수준이 날로 높아진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수사대상자, 심판대에 오르는 사건관계자들은 사회의 어둡고 그늘진 곳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많다. 때로는 법률을 잘 몰라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사람 신뢰에 치중해 계약서도 제대로 작성 못하고 거래도 서툴러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도 많다.

과연 사법부, 검찰, 경찰은 그러한 사람들의 심정을 생각하고 판결문, 결정문, 의견서를 작성하고 있는지 자성해 봐야 한다. 어려운 것을 쉽게 표현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새겨 들어야 한다.

법무법인(유) 한결 박상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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