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정인아, 이제는 아픔 없는 곳에서 행복하렴.”
‘정인이 사건’을 취재한 지 1년 4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러 이제야 종착지에 도착했다. 정인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양모에게는 살인 혐의가 인정돼 징역 35년이 확정됐다. 양부에게는 아동학대 방임 등의 혐의로 징역 5년이 선고됐다. 해당 사건이 사회에 던진 충격을 생각한다면 단언컨대 무거운 형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제껏 솜방망이 처벌과 비교했을 때 ‘이전과 달리’ 법원이 무거운 처벌을 결정 내린 것에 위로를 받아야 할까.
정인이 사건은 아동학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쳤던 대한민국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아마도 대한민국 역사에서 아동학대는 정인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다.
정인이 이전에도 이토록 잔인한 아동학대 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빵을 먹다 흘렸다는 이유로 5살 딸을 발로 차 숨지게 한 친부, 무속인의 말을 믿고 3살 딸을 감금하고 보름에 한 끼를 주다 결국 때려 죽인 친모 등 우리가 잘 기억하지 못한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과거에도 무수히 발생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내려진 선고는 너무나도 터무니없었다. 딸을 발로 찬 친부는 고작 2년6개월을, 무속인의 말을 듣고 딸을 때려 죽인 친모는 징역 8년을 각각 선고받았을 뿐이었다.
이들 사건에 비해 정인이 사건이 무거운 처벌이 가능했던 것은 모두 사건에 관심을 가진 국민들 덕분이었다. 지속적으로 강력 처벌을 촉구해 왔던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와 수천 통이 넘는 탄원서를 법원에 보낸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약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정인이 사건 역시 숱한 아동학대 사건과 마찬가지로 솜방망이 처벌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대한민국 사회에는 ‘제2의 정인이’가 너무나도 많다. 국민의 관심이 여기에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다. 관심이 멀어지는 순간 아동학대 처벌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기자 또한 앞으로도 수많은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파헤치고자 한다. 더 이상 아동학대가 대한민국 사회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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