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 앞두고 친러 세력 득세 우려
러시아군 상징 ‘Z’ ‘V’ ‘성 조지 리본’ 사용 금지 법안 발효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옛 소련 연방에 속했던 몰도바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가 러시아군의 상징으로 떠오른 알파벳 ‘Z’, ‘V’와 ‘성 조지 리본’의 공개 사용을 잇따라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5월9일)을 앞두고 전체주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다.
19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마이야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이날 ‘Z’, ‘V’ 기호와 ‘성 조지 리본’의 공개 사용을 금지하는 법령을 공포했다.
산두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20세기 가장 끔찍한 전쟁에서 숨진 이들을 존경하고 예우해야한다. 몰도바 시민 최소 10만명이 그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평화와 사회적 조화를 지켜야한다”고 2차세계대전을 상기시켰다.
그는 새 법령이 2차 세계 대전 승전 기념일까지 금지하지는 않으나 파시즘과 나치즘에 대항해 승리해 이 땅에 평화를 가져 온 시민들을 기억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유럽에 다시 전쟁이 돌아왔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론하고, “(우크라이나의) 하르키우, 마리우폴, 파괴된 부차에서 어떤 기호가 쓰이고 있는 지 우리 모두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새 법은 Z, V 기호와 성 조지 리본의 제조, 판매, 유통, 소유, 공개적인 장소에서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반 시 개인은 30~60시간의 사회봉사 시간, 250~500달러(62만원) 벌금형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법인은 500~1000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Z, V 표식은 우크라이나군을 침공한 러시아군의 전차, 트럭 등에 그려진 게 언론을 통해 공개된 뒤 러시아 지역에서 전쟁을 지지하는 상징이 됐다.
성 조지(게오르기우스) 리본은 오렌지색 바탕에 검은색 3줄이 그려진 형태이며, 옛 러시아제국 때부터 소련, 현대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고급 훈장 도안에 자주 쓰이는 러시아 민족주의의 상징이다.
이에 대해 주 몰도바 러시아대사관은 “이번 결정은 (양국간)평화와 우정을 향한 움직임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반발했다.
러시아대사관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성명서를 올려 “(Z를 따라하는)문화 현상을 지우려는 움직임은 서방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특히 우리 선조들의 영웅주의를 평가절하하고, 이들에 대한 추모를 멈추게 하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서방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선조들 중에는 현재의 몰도바 국가를 포함한 옛 소련 시대의 영광스러운 인민 대표들도 있으며, 이런 움직임은 역사적 진실과 정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트국가인 리투아니아 의회도 이날 공공장소에서 러시아 지지 목적으로 ‘Z’를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한 법안을 표결에 붙여 통과시켰다.
리투아니아 의회는 ‘전체주의·권위주의 정권을 상징하며 군사행동·반인륜범죄·전쟁범죄 자행을 부추기는, 과거에 사용됐거나 현재 사용되는 상징물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징물에는 ‘Z’, ‘V’와 성 조지 리본이 포함된다.
위반 시 개인은 900유로(120만원), 기업은 1500유로(약 2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라트비아에서도 Z 상징물 사용이 금지됐고, 독일은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