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 위반’ 징역 1년 선고받고 법정구속

“가족 질병 등 사정” 주장했지만

法 “선처 불가…젊음 희생하는 이들 상실감”

군대 관련 이미지(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군대 관련 이미지(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어학연수를 위해 출국했다가 18년 가까이 미국에 체류하며 입영 나이를 넘긴 탓에 병역이 면제됐던 40대 남성이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민성철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를 받는 오모(43)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오씨는 1급 현역 입영대상자임에도 출국한 뒤 병무청장의 기간 연장 허가 없이 귀국하지 않아 만 36세를 넘겨 병역을 기피한 혐의를 받는다.

현행 병역법은 현역 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통지서 포함)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정해진 기간 내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병역 의무자는 병역준비역 등 조건에 해당할 경우 출국 전 병무청장의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25세가 되기 전에 출국한 사람은 25세가 되는 해의 1월 15일까지 병무청장으로부터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게 대표적이다.

오씨는 대학 재학 당시 입영을 연기하다 2003년 3월께 어학연수 목적으로 허가를 받아 그해 6월 미국으로 출국했다. 당시 오씨의 나이는 24세였다. 하지만 허가기간 만료일인 2003년 12월 31일이 될 때까지 오씨는 병무청장의 기간 연장 허가를 받지 않고 귀국도 하지 않았다. 국외여행 허가자는 기간 내 귀국이 어렵다면 기간 만료 15일 전까지 병무청장의 기간 연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오씨는 18년 만인 지난해 11월 귀국했다.

오씨는 가족의 질병 등 개인 사정으로 귀국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개인 사정이 병역 의무를 배제할 사유가 될 수는 없고 유사한 어려움이 있는 많은 젊은이도 병역의 의무를 다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오씨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귀국을 미루는 방식으로 병역 기피를 선택했고 그에 따른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개인 사정으로 선처하는 건 국방의 의무를 무력화할 뿐 아니라 자신의 소중한 젊은 시절 시간을 국가를 위해 희생했거나 지금도 희생하는 많은 선량한 젊은이에게 박탈감과 상실감을 안겨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군사적 대치 중인 분단국가의 상황에서 국방의 의무는 국가존립과 국민생존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덧붙였다.

병무청의 병역 기피자 명단 공개 화면. [병무청 홈페이지 캡처]
병무청의 병역 기피자 명단 공개 화면. [병무청 홈페이지 캡처]

실제 병역 기피자들은 해마다 수백명씩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병무청이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병역 기피자 인적 사항 공개자료에 따르면 이 중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해외로 도피한 병역 기피자는 533명이다. 지난해 8월 기준 이 중 실제 병역 의무를 이행한 인원은 13명(2.4%)에 불과했다. 26명(4.8%)은 국적 포기로 병역 의무가 소멸됐다.

병무청은 2015년 7월 이후 발생한 병역 기피자의 신상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홈페이지에 알리는 ‘병역 기피자 공개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자, 병역 판정검사 기피자, 현역 입영 또는 사회복무요원 군사교육 소집 기피자의 신상정보가 해마다 12월 발표된다. 홈페이지상 2020년 병역 기피자는 318명이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