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가스도 제재 가능성 있어
한시 동결·인상 최소화 힘들수도
전세계 액화천연가스(LNG) 대란이 국내 자영업자와 가정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달 도시가스 요금이 올라간 데 이어 올해 3번 더 인상될 것으로 유력하게 예측된다. 이에 따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위해 도시가스를 비롯한 공공요금 한시 동결까지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EU가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를 추진해 향후 가스까지 제제 대상으로 확대될 경우 국내 가스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일부터 주택용 및 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이 전월 대비 평균 1.8% 인상됐다. 주택용의 경우 지난 3월까지 MJ(메가줄) 당 14.22원이었으나 이달부터 14.65원으로 0.43원 인상됐다. 3% 늘어난 가격이다. 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은 영업용1은 14.26원(1.2%), 영업용2는 13.26원(1.3%) 상향됐다. 영업용1에는 음식점업·구내식당·이미용업·숙박업·수영장 등이 있다. 영업용2는 목욕탕·폐기물처리장·쓰레기소각장 등이 해당한다.
이번 요금 인상은 기준 원료비를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도시가스의 원료가 되는 LNG 수입단가는 지난해 12월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현재 LNG 현물 수입가(CIF)는 지난 1월 t당 1138.14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만 해도 천연가스 가격은 385.53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3배 수준으로 오른 셈이다.
국제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 2020년 7월 평균 13.1% 내린 뒤 쭉 동결해 왔다. 2015년에는 낮은 국제유가를 반영해 도시가스요금을 5%, 10%씩 2번 인하하기도 했다.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돼 매월 원가변동분이 반영되는 산업용 가스요금은 주택용 및 일반용 도시가스 요금보다 약 10원 이상 비싸다.
반면 이번 인상을 포함해 올해만 3번 더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말 2022년 민수용 원료비 정산단가 조정안을 정부와 한국가스공사가 의결하면서 5월에 1.23원, 7월과 10월에는 1.9원, 2.3원씩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도시가스를 비롯한 공공요금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4일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한시적 동결 또는 인상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요금 인상을 억제할 경우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손실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공기업 주주들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공기업은 국민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이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 정부와 가스공사가 확정한 인상계획을 무력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정된 주택용 및 일반용 가스요금 대신 매월 요금을 새로 정하는 산업용 요금에 연료비 연동을 멈추는 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러시아 에너지 제재가 더 큰 변수로 꼽힌다. EU 회원국들은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등 5차 대러 제재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회원국들이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를 승인할 경우 이는 러시아의 에너지 업계를 겨냥해 내놓는 첫 번째 제재가 된다. EU가 러시아와의 에너지 부문 관계 단절이라는 금기를 깨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AP는 전했다.
나아가 러시아 석유, 천연가스 수입 금지 방안으로 이어질 경우 전세계 에너지 시장이 불안해져 국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독일 등은 원유·가스 제재까지는 현재 반대하고 있지만, 에너지 제재 압박이 EU 전반에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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