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연락사무소 통해 정부 입장 전달
“김여정 담화 ‘핵 문제’ 언급…실질적인 위협”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정부는 6일 북한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인 해금강호텔 해체 작업과 관련, 지난주 북측에 협의가 필요하다고 구두로 전달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이날 “우리측은 지난주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금강산 시설 철거·정비를 위해서는 남북 합의가 필요하므로 관련 움직임에 대해 우리측에 충분한 설명을 해주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강산 관련 일체의 문제를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협의를 시작하자는 내용을 북측에 구두로 전달했다”며 “아직까지 북측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가 가지고 있는 공동연락사무소 기능을 통해 확인을 요구했고, 그 과정을 거쳐서 상황에 대해 알고 있다”며 “우리의 입장은 북측에 전달을 했고, 그에 대한 공식적인 (북측의) 입장은 내놓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금강 호텔 해체 작업이 처음 포착됐을 때 통일부는 호텔을 운영했던 현대아산 측과 논의했고, 현대아산 측에서는 자체적으로 현지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쳤다. 최근 민간 위성사진상 해금강 호텔은 철거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처음 봤을 때와는 다르게 어느 정도 해체 과정이 진척돼있기 때문에 일정한 단계가 되면 현대 측과 조율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정부는 그간 해금강호텔 해체 움직임과 관련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유관기관 및 사업자들과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정부는 사업자측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의 3일, 5일 담화에 대해 고위 당국자는 “표현에 있어서는 3일보다 5일이 순화됐고 정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둘 다 실질적인 위협으로 핵 문제를 언급했다는 점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3일 담화에서는 북측을 ‘핵 보유국’이라고 언급했고, 5일 담화에서는 남측이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핵무기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국자는 “예전에 비해 이번에는 ‘어떤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하게 자신들의 핵 전투력을 임무수행할 수밖에 없다는 류의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실질적인 위협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다음 정부로 가는 이 과정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을 맞이하는 ‘태양절’과 25일에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등 대규모 정치 일정이 예정돼있다. 이외에 꽃게잡이철이 다가오는 계절적 요인,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적인 정세가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 고위 당국자는 “매우 실질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추가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이나, 그보다는 가능성이 낮을 수 있는 핵실험의 재개에 대해 매우 경계하고 대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실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는 ICBM 발사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핵 실험을 단행할 경우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대북제재에 반대하며 북한을 옹호하기가 어려워지지만, ICBM의 경우 북한이 과거와 같이 우주발사체와 위성 등 우주개발을 명목으로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고위 당국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이 미국 측과 만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용어를 제기한 것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와 ‘CVID’는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이고 그 안에 ‘검증 가능’, ‘되돌릴 수 없는’ 등 표현이 있느냐, 없느냐의 측면에서 개념 논쟁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한반도에 높아질 위기, 위협을 어떻게 가라앉히고 변화시켜 나갈 것이냐는 측면에 더 주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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