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GTEP 수료식 행사 윤 당선인 초청 추진…청년 무역전문가와 자리 마련
상의, 경총 등 재계단체 인수위에 정책 제안 전달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재계와의 ‘핫 라인’ 개설 약속에 부응하듯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재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재계 단체들은 최근 당선인과의 오찬 직후 별도 간담회를 추진하며 인수위와의 소통에 재계 단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상의·경총도 간담회…재계 단체들 앞다퉈 추진, 무역협회부터 ‘스타트’=28일 정계 및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와 경총은 각각 윤 당선인과의 별도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도시락 오찬회동 이후 개별 단체들이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한 독립적인 의견을 전달하고 차기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는 초석을 놓기 위해서다.
재계 단체 중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무역협회였다. 무역협회는 지역특화청년무역전문가양성사업(GTEP) 수료식 행사에 윤 당선인을 초청하고 청년 무역전문가와의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GTEP은 청년 무역 전문가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수료식에는 무역인 대표 20여 명과 청년 무역인 200여 명 등이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정이나 형식 등 세부사항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협회의 빠른 행보에 다른 재계단체들도 당선인과의 만남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재계 일각에서는 오찬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별도 일정을 잡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추진에 속도가 붙는 상황이란 전언이다. 다만 무역협회가 먼저 서둘러 진행한 만큼 다른 단체들의 간담회 일정은 조금 시간을 두고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재계 단체가 당선인과의 만남에 더욱 힘을 쏟는 이유는 재계 내에서의 미묘한 주도권 경쟁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각 단체의 영향력 확보를 위해 대한상의, 경총, 중기중앙회, 중견련 등은 대선 전부터 후보자 초청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주요 그룹의 탈퇴가 이어졌던 전경련은 대선 이후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들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활발한 대외활동 등으로 그동안 정치권과 민간의 주요 소통 창구로서 입지를 구축했던 대한상의는 영향력을 보다 더 확고히 하고자 소통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윤 당선인과 6개 단체장의 오찬 행사와 관련해서도 ‘주최 논란’이 일면서 ‘재계 맏형’을 두고 전경련과 대한상의의 각축이 예고되는 가운데 재계 일각에서는 무역협회가 제3지대로 꼽힐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상의·경총 정책제언, 노동·규제개혁 등 건의=각 개별 단체들의 정책 건의도 잇따르고 있다. 대한상의는 ‘새 정부에 바라는 경제계 제언’을 최근 인수위에 전달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인수위 기획조정분과가 (대한상의측과)소통을 했고 방금 전달받았다는 소식을 받았다. 필요한 내용은 해당 분과에 전달해 과제 선정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제언집을 통해 4대 명제, 12대 과제, 73개 실행 과제를 제안했다. 대한상의는 정책투표 시스템인 소통플랫폼을 통해 1만 여 건의 목소리를 모았다. 소통플랫폼은 국민 누구나 참여해 경제·사회이슈와 관련한 안건을 제안할 수 있고 일정 수준 공감을 얻으면 정부에 건의하거나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제언집에는 ▷한국경제의 도약과 회복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 ▷기업의 새로운 역할 정립 ▷선진적 경영환경 조성 등 4대 주제를 중심으로 윤 당선인이 공약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코로나19 손실보상, 유턴기업 세액감면 요건 강화, 과학기술 인재 양성, 반도체산업 지원대책 마련, 규제개혁 전담기구 마련, 참모조직 민관합동 위원회로 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강화 시스템 구축,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정착, 산업재해 예방 등에 대한 제언이 이뤄졌다.
대한상의는 이를 위해 산업안전보건청 설치, 노동이사제 민간 확대 방지, ESG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민간 주도의 민관협업체계 도입, 인재양성 사업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경총도 ‘신정부에 바라는 기업정책 제안서’를 인수위에 제출했다. 제안서는 ▷도전과 혁신의 기업가정신을 위한 법·제도 개편 ▷기업 투자의욕 제고를 위한 조세 제도 개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노동법제 선진화 ▷안전한 일터 조성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경영환경 구축 ▷미래세대와 공존하는 사회보장체계 확립 등 6대 분야로 구성했다.
경총은 고용경직성 완화와 임금체계 개편,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보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대표소송 결정권한 유지, 경제법령상 특수관계인에 포함되는 친족 범위 축소(공정거래법 등),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을 언급했다.
대한상의는 제언집에서 “민간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정부가 뒷받침해줘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제성장의 엔진은 기업”이라며 “우리 제도의 현실이 산업화 시대에 유용했던 성장모델과 정책수단을 통해서 기업의 활동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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