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의혹 사건 수사 본격화

김오수 ‘코드 맞추기’ 행보 분석

서울동부지검이 고발장 접수 3년 만에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 관련 의혹 수사에 미온적이던 김오수 검찰총장의 기조가 바뀐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9년 1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4곳의 사장들이 사직서를 냈는데 이 과정에 사퇴 압력이 있었다는 게 고발 혐의의 골자다. 하지만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했고 종결되지 않은 채 3년이 흘렀는데 지난 25일 전격적으로 산업부 원전 관련 부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사실상 본격적인 수사가 이제 시작된 셈이다.

서울동부지검은 이 사안과 유사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대법원 최종 판단을 기다렸던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작 검찰 내에서도 대선 후 대검 내 기류 변화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사실상 현 정권을 직접 겨눠야 하는 사안의 성격상 김오수 총장의 승인 없이 압수수색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대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 과정에서도 감지됐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 폐지 등에 정면 반대하면서 윤석열 당선인 공약에 반기를 든 것과 달리 대검은 윤 당선인 공약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각각 보고가 예정됐으나 법무부는 당일 오전에 일정이 취소됐고 대검 보고만 이뤄졌다. 특히 대검은 김 총장이 법무부 차관 시절 제정을 주도했던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대한 개정 필요 입장도 전했다.

때문에 검찰 내에선 새 정부 출범 후에도 1년 이상 임기가 남아 있는 김 총장이 공존을 모색하기 위해 정책 기조는 물론 수사 방향을 두고 새 정부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이라 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벌써부터 거취 결단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김 총장이 현 정부의 ‘친 정권 총장’ 색깔 지우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윤 당선인과 대척점에 있었다. 김 총장은 2019년 법무부 차관 시절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를 두고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당선인을 배제한 수사팀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총장이 5월 출범할 윤석열 정부와 공존할 수 있을지 여부는 6월말~7월초께 예상되는 검찰 인사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권 출범 직후 대규모로 단행될 첫 검찰 인사에서 대검 참모진 구성에 김 총장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현 정권의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힘빼기도 대검 참모진 전원 물갈이로 시작됐다.

산업부 압수수색으로 문재인 정부 관련 의혹 수사가 사실상 시작된 상황에서 기존 주요 수사를 언제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윤 당선인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여전히 수사 중이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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