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청와대는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반면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에 의견을 제시한 바 없다고 맞섰다. 공공기관 인사권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한은총재 지명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한국은행 총재 후보 인선을 발표했다. 이 후보자는 인창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엣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두루 지냈다. 박 수석은 "이 후보자는 국내·국제경제 및 금융·통화 이론과 정책, 실무를 겸비했다"며 "주변 신망도 두텁다"고 말했다.
지난 8년 동안 우리나라의 통화신용정책을 진두지휘한 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말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지난 16일로 예정됐다가 취소돼 현재까지 열리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현 정부 임기 말 인사권 행사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감사위원,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등의 인사를 앞둔 상황에서 청와대는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문 대통령에게 인사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윤 당선인 측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을 위한 실무협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이 문제를 놓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은 총재 후보자 지명에 대해 "총재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어서 내정자를 발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은 총재는 당연직 금융통화위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돼 있다"며 "어느 정부가 지명했느냐와 관계없이 이달 31일 임기 만료가 도래하므로 임명 절차 등을 고려할 때 후임 인선작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은 이날 청와대의 새 한은총재 후보 지명 사실이 알려진 후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은총재 인선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갈리는데다 가장 핵심적인 쟁점으로 꼽히는 감사위원 인사,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 등도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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