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 직전 차량 3대 CCTV에 포착
운전자 담뱃불 인한 화재에 무게
경북 울진과 강원도에서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대형 산불이 사람 손에서 시작된 ‘인재(人災)’라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도 발화원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재난을 틈탄 범죄에 대해서도 엄중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7일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4일 경북 울진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시작돼 강원 삼척 등지로 번진 산불은 담뱃불 등으로 인한 ‘실화(失火)’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산림청은 전날 현장조사를 통해 이같이 추정하고, 산불이 진압되는 대로 경찰·소방과 함께 정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화재 당일이었던 4일 발화 추정지점이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오전 11시 6~14분 차량 3대가 지나간 직후 주변 야산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보행로가 없는 왕복 2차로인 데다 인적이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운전자가 버린 담뱃불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이다.
산림 당국은 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화재 직전 지나간 차량과 운전자를 파악하는 중이다. 현재 산림특별사법경찰(산림특사경)이 조사를 하고 있으며, 경찰도 수사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울진 산불과 관련해 지원 요청이 들어오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5일 강원 강릉 옥계면에서 발생해 동해 지역으로 확산된 산불은 방화로 드러났다. 경찰은 60대 남성 A씨를 현조건조물방화, 산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 경위를 수사 중이다.
A씨는 토치를 이용해 자택과 빈집에 불을 질러 인근 산으로 옮겨붙게 내버려 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화재로 그의 80대 모친도 숨졌다. A씨는 체포 직후 경찰에 “주민들이 나를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산불 피해 지역에 기동대를 투입해 현장 통제, 주민 대피, 잔불 진화를 지원하는 한편, 혼란을 틈탄 범죄에 대해 엄중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4일 울진에서 산불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이 빈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려 한 40대 여성을 붙잡아 수사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산불 피해 지역에 순찰을 강화하고 주민이 요청하는 우범 지역에 우선적으로 순찰 인력을 투입하겠다”며 “유사 범죄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 구속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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