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김건희,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에도 두문불출
김건희, 서초 자택 인근서 사전투표…김혜경은 미정
두 배우자 모두 대선 끝까지 등판 없을 것으로 전망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투표장에서 양강 대선후보와 함께 한 표를 행사하는 배우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역대급 대선이다. 각종 의혹들로 인한 여야 후보 배우자의 두문불출이 사전투표일까지 이어지는 형국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모두 대선 기간이 끝날 때까지 후보와 동행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초박빙 양자구도 속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보도할 수 없는 ‘깜깜이 기간’에 돌입하며 여야는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과잉 의전 및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이 불거진 김혜경씨와 ‘허위 경력 및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진 김건희씨가 등판해 이슈를 키울 필요가 없다는 양당의 공통적인 판단에서다. 등판 없이도 여야의 배우자 의혹 네거티브전은 대선 기간 막바지에 이를수록 과열되고 있다.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전날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모두 ‘홀로’ 투표장에 등장했다. 이 후보는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서, 윤 후보는 부산 남구청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같은 날 배우자 이승배 씨와 아들 이우균 씨와 함께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를 찾은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에도 모습을 감춘 두 배우자의 사전투표일 또는 본투표일 등판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두 후보 모두 배우자와 따로 투표했다.
김건희씨는 전날 서울 서초구 자택 인근 서초1동 주민센터를 찾아 투표했다. 국민의힘 당색인 빨간 스카프를 두르고 빨간 양말을 착용하고 사전투표소에 나타난 김씨는 ‘공식 선거운동 지원 의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김혜경씨는 투표 일정이 미정이지만 공개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만큼 투표 사실이 사후 공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대선후보들의 투표 모습을 떠올려보면,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들과 투표소를 찾는 것이 통상적이다. 또,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대선후보 배우자들이 후보와 지역을 나눠 유세를 하며 ‘내조’에 힘을 쏟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이를 고려하면 양강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투표일까지 배우자 없이 활동하는 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당초 김건희씨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직전인 지난달 14일 김장환 원로목사와의 만남이 알려지고 불교 조계종 봉은사 방문 사실이 전해지며 대선 막판에 등판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당시 김씨는 기자와 만나 “천천히 문화 예술 종교 분야에서 공개 행보를 시작하라는 조언이 많아서 검토하고 있다”며 “(선거운동 지원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남편과 상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혜경씨가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공개활동을 하는 것 또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김혜경씨도 이 후보와 사전투표에 동행하지 않았는데 김건희씨가 굳이 윤 후보와 동행할 이유가 없다”며 “김건희씨가 윤 후보의 공개 일정에 함께했다면 의혹 관련 질문만 쏟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