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부처 인사에 공정거래위원장이 포함된 건 갑작스런 일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8일 정재찬(58)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공정위원장에 내정했다. 노대래 위원장은 인사 발표 전날 국무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직원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인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내부 출신 중 가장 적합한 인사”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위원장 자리는 ‘외부인사’, 부위원장은 ‘내부인사’ 몫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공정위 내부 인사가 위원장에 오르는 것은 2003년 3월 이남기 위원장 퇴임 이후 11년여 만이다.
정 내정자는 공정위에서 7개 국장 보직을 거친 신기록을 갖고 있을 정도로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다. 특히 기업 담합과 소비자 보호 분야에 뛰어난 전문성과 식견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왔다. 지난 2011년 1월 부위원장 자리에 올랐던 정 내정자는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유임돼 임기 3년을 다 채우고 올해 1월 공직을 떠났다.
공정위의 한 직원은 “공정위 업무를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라며 “업무처리가 꼼꼼하고 성품이 온화해 직원들의 신망이 높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18일 서울 공정거래조정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정위원장으로서 기본에 충실해 시장의 파수꾼으로서 역할을 다하면 경제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우선 과제에서 밀린 경제민주화 같은 이슈를 가지고 가기보다 하도급 위반 조사 강화, 소비자 보호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세종 관가에서는 공정위원장의 갑작스런 교체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불거진 방위산업 비리와 관련한 문책성 인사라는 얘기가 흘러나왔으나 공정위에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노 위원장이 5년간 조달청장, 방위사업청장, 공정위원장을 지내며 심신이 피로해져 사표를 제출한 걸로 알고 있다”며 “최근 논란이 된 방산 비리는 노 위원장이 방위사업청장으로 재임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