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를 개선한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향후 진행될 이란 핵 협상에서 어떤 성과를 낼 지 기대되고 있다.
오는 24일(현지시간) 다가오는 협상시한을 남겨두고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의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경우 전례없는 외교적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랜드(RAND) 코퍼레이션의 알리레자 나데르 선임 정책 분석가는 “만약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협정이 체결된다면 이는 미국 외교와 국제화에 있어 중요한 업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1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전했다.
미국과 이란 외교관계의 악화가 절정에 이른 것은 지난 1979년이다. 당시 이란의 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를 추종하는 학생들이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을 불법으로 점거해 무려 444일 동안 52명의 인질이 억류당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1980년 인질구출작전인 독수리 발톱 작전이 실패하고 1981년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은 이란 내정 불간섭을 약속하고 이란의 자산 동결을 철회했다.
사건 발생 이후 두 나라 사이에 직접적인 외교관계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P5+1과 이란의 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두 나라 관계는 대전환을 맞았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이번 핵 협상 회담은 관계개선의 기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매우 중요한 자리다. 그동안 중동문제 등과 관련해 백악관 참모진과 행정부의 외교 전략이 내부적인 비판을 받아온 터라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보여야 한다.
이란의 핵 무장 위협을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협상타결은 오바마 행정부에 깜짝 놀랄만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으로 이란 측은 국가경제 재건을 위한 전 세계적인 제재를 줄이려 할 것이라고 통신은 전망했다.
협상 타결이 반드시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전 국무부 관료였던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은 “협상이 이뤄진다 해도 이란과 이전까지 적대적이었던 국가들 사이에 우호적인 관계는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호관계라기보다 쉽지않은 관계에 있는 국가가 맞다”고 분석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오바마 대통령 사이에 수년 간 남모르게 서신이 오가며 밀월관계를 가졌던 것은 공화당 등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과의 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에 우호적이었던 수니파 국가들은 종파가 다른 이란을 견제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쉽게 관계개선을 이룰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만큼 로버트 리트워크 윌슨센터 연구원은 이번 협상이 “오바마의 힘과 전략을 시험하는 것”이라며 이란역시 “혁명국가로서의 관점을 지속할 것인지 그냥 보통의 국가가 될 것인지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