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작년 2월 세계최초 HBM-PIM 개발
SK하이닉스 1년만에 GDDR 기반 PIM ‘맹추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람을 닮은’ 반도체 기술 개발 경쟁이 뜨겁다. 저장과 연산 기능을 통합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PIM(Processing-In-Memory) 개발에 성공하면서 시장에서의 고성능·고효율 반도체 기술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됐다. 두 회사는 나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으며 사람의 두뇌와 가까운 반도체 기술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연산+저장’ PIM 개발 경쟁,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장군·멍군’=SK하이닉스는 최근 그래픽 D램인 GDDR을 기반으로 한 PIM ‘GDDR6-AiM’을 개발했다. 지난해 2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광대역폭메모리(HBM) 기반의 ‘HBM-PIM’을 개발한지 약 1년 만에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PIM은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AI와 빅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데이터 이동 정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연산과 저장을 통합한 만큼 기존의 D램보다 속도와 효율 측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개발한 GDDR6-AiM은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함께 탑재하면 일반 D램보다 특정 연산 속도가 최대 16배까지 빨라진다. PIM의 자체 연산으로 CPU·GPU로의 데이터 이동을 줄여 에너지 소모도 80% 저감된다.
삼성전자의 HBM-PIM은 AI 시스템에 탑재할 경우 기존 HBM보다 성능은 2배 향상되고 시스템 에너지는 7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처리가 가능해 CPU와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이 줄어 AI 가속기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트너인 자일링스, AMD 등과 함께 이같은 기술 개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엔 자기저항메모리(MRAM) 기반 인-메모리(In-Memory)컴퓨팅 연구결과를 영국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하기도 했다.
▶뉴로모픽 반도체 개발 흐름으로…인간 뇌신경까지 ‘복사’=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의 융복합화는 기술 개발의 중요한 흐름이 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의 진화로 데이터 용량과 처리수준이 점차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 개발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GDDR6-AiM의 기술을 확대해 AI반도체 기업인 사피온(SAPEON)과 AI반도체를 결합한 기술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같은 기술 흐름은 향후 사람의 뇌신경을 모방한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신경망 구조를 본뜬 뉴로모픽 반도체는 모든 칩을 병렬로 연결해 연산과 저장을 한 번에 할 수 있다. 뇌 신경망 구조를 활용하는 것은 진화한 부분이지만 연산과 저장의 융합 측면에선 인-메모리 컴퓨팅과 개념이 비슷하다.
인텔, 삼성전자, IBM,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이 뉴로모픽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IBM는 2014년 트루노스를 선보였으며 인텔은 2017년 로이히 칩을 개발하고 지난해 성능이 더 향상된 로이히2 개발을 발표했다. 퀄컴은 2013년 제로스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논문을 게재하고 뉴로모픽 칩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뇌 신경망에서 뉴런이 보내는 전기 신호를 나노전극으로 측정, 지도화해 복사하고 파악된 내용을 반도체에 적용하는 방법을 구상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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