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승계 목적 주식 저평가 매입, 1329억 포탈 혐의

“LIG 주식 시가 잘못 평가됐다는 증거 부족”

주식 저가 매매로 1300억 원대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주식 저가 매매로 1300억 원대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1300억원대 조세 포탈 혐의로 기소된 구본상 LIG그룹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이 부사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 권성수·박정제·박사랑)는 1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조세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본상 LIG그룹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구본엽 전 부사장과 LIG 임원 4명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납세의무자에 대한 조세채무가 성립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조세포탈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구 회장 등 6명은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주식매매 과정에서 1329억원의 조세를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2015년 5월 자회사인 방산업체 LIG넥스원의 공모가를 반영한 LIG주식 평가액(주당 1만481원)을 주당 3864원으로 허위 평가하고, 한달 뒤 이 가격으로 주식을 거래해 금융 거래를 조작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LIG넥스원의 유가증권신고가 2015년 8월에 실행됐기 때문에 6월에 이뤄진 LIG주식 매매는 LIG넥스원 공모가(1만 481원)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특수관계인 대주주가 상호 주식을 매매할 경우 3개월 이내 유가증권신고 예정인 자회사의 공모가를 반영해 매매신고를 해야 한다.

재판부는 공모가격(주당 3864원) 유가증권 신고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상 유가증권 신고는 최초 증권신고가 아닌 공모가격 확정 신고로 해석해야 한다”며 조세채무가 없다고 봤다.

관련법 상 최초 증권신고로 보면 증여세 신고기간까지 세액이 확정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유가증권 신고를 최초증권신고(주당 1만481원)으로 간주하면 조세 포탈 범죄성립 여부와 포탈 세액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당시 LIG주식 시가가 잘못 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의 공모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출된 서류를 보더라도 그로인해 두 피고인이 사전에 공모했거나 단순히 묵인 넘어서 지시했다고 볼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각종 주간업무보고 팀 미팅 자료 등의 보고를 통해 새로운 행위가 구축됐음을 인정할 수는 있지만, 그것 만으로 구본상, 구본엽이 조세포탈 인식하면서 재무관리팀과 조세포탈 관련해 공모하거나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당시 구 회장이 수감 중인 사정도 감안됐다. 당시 주식거래가 이뤄진 시점에 구 회장과 구 전 사장은 2014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사기 등 혐의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이 확정돼 수감됐다. 재판부는 ‘주식거래는 당시 구자원LIG그룹 회장과 형제들로 구성된 윗세대 일’이라는 구 회장의 진술내용도 신빙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LIG그룹은 재판 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향후 책임경영으로 국익 창출에 기여겠다”고 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