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부동산 취ㆍ등록 업무를 대행하며 받은 현금으로 고리대금업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이같은 혐의로 대부업자 이모(42) 씨와 중간브로커 등 3명을 구속하고 박모(30ㆍ여) 씨 등 법무사 3명을 포함해 직원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2013년 1월부터 이달 초까지 고객이 법무사에게 납부를 의뢰한 지방세 대금을 대출 의뢰자들의 카드 정보를 이용해 대신 내고, 고객이 지급한 현금을 대출 의뢰자들에게 융통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 취ㆍ등록 업무를 법무사에 맡길 때 현금으로 지불한다는 점과 지방세 신용카드 납부시 지자체가 본인 확인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0여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대출의뢰자의 카드로 대신 납부하면서 총 70여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대출금액의 30∼40%에 해당하는 이자 이득은 법무사 5%, 중간 브로커 5%, 대부업자 20%의 비율로 나눠가졌다.

대부업자 이 씨는 무등록 대부업을 운영하면서 급하게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그들의 카드 연체금을 일시납 대출해주고, 연체됐던 카드의 한도가 살아나면이자를 포함한 금액만큼 지방세 등을 결제하기로 약정했다. 대부분이 카드 연체금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빠진 피해자 1500여명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 약정을 받아들였다.

이들이 며칠 사이에 물게 된 30∼40%의 이율을 1년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부업 법정 이자율 연 39%을 훨씬 초과한 연 1만%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번 부당이득으로 피의자들은 재규어, BMW 등 고가의 차량을 구입하고 주기적으로 마카오 등을 오가며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물건을 재판매해서 현금을 유통했던 기존 카드깡과 달리 세금을 물건처럼 이용한 신종 카드깡”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런 식의 피해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카드사 등과 협조해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