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 위해 국회의원에게 불법 후원금 기부 -직원 350여명 2년간 허위 출장비 11억2000만원 착복 및 상납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한전KDN이 자사에 불리한 내용의 법률 개정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조직적으로 후원금을 기부하며 입법 로비를 벌인 사실이 적발됐다.
또 한전KDN 임직원이 출장서류를 허위로 꾸며 십수억대 출장비를 빼돌리고 임직원이 관련업체로부터 금품을 받는 등 공기업 운영의 총체적 비리가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국회의원 4명을 대상으로 직원들에게 1인당 995만∼1816만원씩 후원금을 기부하도록 지시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김모(58) 전 한전KDN 사장 등 임직원 3명을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한전KDN은 2012년 11월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공공발주 소프트웨어사업에 상호출자제한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법안이 발의되자 즉각 대응팀을 만들었다.
한국전력공사가 100% 출자한 공기업인 한전KDN으로서는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매출 타격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한전KDN은 수차례 의원실을 찾아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참여제한 대상기관에 ‘공공기관 제외’ 조문을 삽입해 줄 것을 부탁했다.
또 이 법을 발의한 전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각각 2명씩 4명을 선정해 이들에게 후원금 단체 기부를 결정했다.
실제 그해 12월 말께 한전KDN 직원 491명은 후원금 10만원씩을 전 의원에게 1280만원을 기부하고 나머지 세 의원들에게도 995만∼1430만원을 후원했다. 이는 대응팀에 의해 부서별로 할당된 후원금이었다.
한전KDN은 후원 내역을 엑셀 파일로 정리해 의원실에 전달하기도 했다. 경찰이 확보한 자료에는 ‘국회의원 OOO 후원금 기탁자 명단(의원실제출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결국 지난해 2월 전 의원은 한전KDN이 원하는 대로 사업 참여 제한 대상에서 공공기관을 제외한 수정안을 다시 발의했다.
8월 중순 이 법안이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하자 한전KDN은 기부금을 내지 않았던 직원 77명에게 536만원을 전 의원에게 재차 기부하도록 했다.
앞서 같은 해 6월 전 의원의 출판기념회 당시 한전KDN은 의원실 측으로부터 책자 100권을 구입을 요구받고 300권(900만원 상당)을 사주기도 했다.
전 의원은 이 법안을 대표 발의으나 경찰에 따르면 나머지 세 의원이 법률 개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개정 법률은 작년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해 3월 말 시행됐다.
경찰은 이들 의원실이 후원금을 받은 대가로 법 개정 활동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한전KDN은 운영상에 총체적 비리 양상을 보였다. 경찰은 한전KDN 임직원 358명이 출장을 가지도 않고 4160회에 걸쳐 허위 출장 보고서를 내는 방식으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출장비 11억2천만원을 타낸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1000만원 이상을 챙긴 김모(41)씨 등 17명과 허위 출장을 승인한 문모(53)씨 등 21명 등 총 38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아울러 김 전 사장은 2012년 8월 지인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놓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참석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1년간 2000만원을 부정 지급한 혐의(업무상 배임)를 받고 있으며 김모(60) 전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관련업체 대표로부터 한전KDN 사업수주를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11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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